친일, 친독재 보다 더 심각한 안상수 시장의 발언을 규탄한다.
지난 12월 10일 열린 제53회 창원시의회 2차 정례회에서 송순호의원의 시정질문에에 대해 답변에 나선 안상수 시장의 발언을 듣고 우리는 놀라움과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첫째, 친일인명사전에 대한 안시장의 발언이다. "친일인명사전은 일부 진보세력이 만든 것으로 아무른 검증을 받은 일이 없다. 국가가 만든 게 아니니 인정할 수 없다"는 요지의 발언이다. 이 말은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이 등재된 일부 유족들과 친일인명사전을 눈엣 가시처럼 생각하는 정치세력들의 주장 그대로다. 이들은 친일인명사전의 발간과 배포를 막기 위해 법원에 게제, 발행금지 가처분신청을 냈지만 모두 기각되었다. 이후에도 비슷한 소송이 줄을 이었지만 법원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그들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법원은 판결문에서‘친일인명사전이 참고문헌을 상세히 명시해 진위가 충분히 확인 가능할 것’이라며 "민족문제연구소가 밝힌 친일인명사전의 편찬 취지와 목적 등에 비춰볼 때 주요 목적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했다. 또한 "목적이 공공의 이해가 아닌 특정인을 폄하하거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객관적 사실에 근거한 것으로 허위사실에 기초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기각했다.
이처럼 민족문제연구소가 소송에서 번번이 이길 수 있었던 것은 학계에서 권위를 인정받은 역사학자들과 보수적 성향의 학자들을 포함한 각계전문가들로 120명이 넘는 편집위원을 구성하고 8년 동안 방대한 자료수집과 고증을 거친 결과물이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친일인명사전의 객관성, 공익성, 진실성을 대한민국의 법원이 여러 차례 검증하고 인정했는데 법조인 출신인 안상수 시장이 이를 정면으로 부정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안상수 시장이 이처럼 일제강점기 친일로 자신의 입신양명과 안위만을 추구했던 조두남, 이원수, 김동진의 친일행위를 옹호하고 그들의 기념사업을 강행한다면 동시대를 살면서 오직 조국독립과 민족해방을 위해 온몸을 던졌던 항일독립운동가들의 정신과 공로를 훼손하고 모욕하는 일이다. 안상수 시장의 이런 왜곡된 역사의식에 분노를 느끼지 않을 국민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둘째, 이은상에 대한 발언이다. 안 시장은 "이은상 선생이 글을 쓸 때 독재를 찬양해서 대역무도한 짓을 한 것처럼 아는데 삼엄한 유신 시기에 문인에게 글 좀 쓰라고 군부가 총칼을 들이댈 때 견딜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면서 "그 결과가 찬양이라고 얼마나 죄가 될지 모르나 모든 인간이 완벽할 수 없다"고 말했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말이다. 안시장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사실파악도 제대로 못하고 있으면서 너무나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태도는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 이은상은 세상 사람들이 다 알고 있듯이 스스로 권력을 쫓아다니며 곡학아세를 일삼은 절세의 기회주의자였을 뿐이다. 누구보다 먼저 권력의 품속으로 뛰어드는 이은상에게 독재자들이 총칼을 들이 댈 이유도 필요도 없었다.
“모든 인간이 완벽할 수는 없다”는 안시장의 말은 백번 옳은 말이다. 그러나 시민의 혈세로 한 인간을 찬양하고 추앙하는 기념사업을 할 때는 최소한 친일, 친독재 행위여부는 따져야 한다. 그 이유는 이렇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민국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이렇게 시작한다.
즉 친일과 친독재는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부정한 심각한 반헌법 행위이다. 만약 이은상이 이 두 가지 중 하나라도 문제가 있다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기념사업은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우리의 일관된 주장이다. 따라서 이은상은 '공이 '7'이요 과가 '3'이라면 용납해야 되지 않느냐'는 발언은 참으로 실없는 소리로 들릴 뿐이다.
그러나 이 말을 실없는 소리로 치부하고 그냥 넘어갈 수는 없다. 안시장이 7:3이라고 말하는 이은상의 공과에 대한 계랑은 도대체 누가 어떤 기준과 방법으로 정했냐고 묻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안시장은 친일인명사전에 대해 “국가가 만든 것이 아니라서” 자기는 믿지 않는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은상의 공과를 국가가 정해준 것이란 말인가? 자신은 대한민국 법원이 검증하고 인정한 친일인명사전도 안 믿는다면서 자신은 어째서 7:3이라는 지극히 주관적이고 비과학적인 논리로 시민들을 설득하려하는가? 이런 걸 두고 궤변이라고 하는 것이다.
좋다. 안시장이 시장의 권한(?)으로“까짓 친독재가 무어냐”며 이은상에게 각인된 불명예의 낙인을 덮어 준다고 치자. 그래서 이은상은 더 이상 흠잡을 데 없이 고향사람들에게 칭송과 추앙만 받을 위대한 인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이은상은 1960년 3월 15일 정부통령 선거에서 이승만과 이기붕의 당선을 위해 이승만을 이순신과 같은 위인으로 칭송하며 전국유세를 다녔고 3.15의거와 4.11(김주열시신인양일)마산항쟁을‘불합리 불합법이 빚어낸 불상사’로 매도하며‘무모한 흥분’이요.‘이적행위’라며 고향사람들에게 겁박까지 했다. 이은상은 마산시민들과 민주혁명의 역사에 영원히 용서받을 수 없는 ‘대역무도한 짓’을 저질렀다. 이은상이 자신의 발목에 스스로 채운 이 족쇄는 3.15의거와 4.19혁명이 우리 역사에서 부정당하지 않는 한 절대로 풀릴 수 없는 족쇄라는 사실을 안시장은 깨닫기 바란다.
지금 우리는 친일, 친독재를 당당히 옹호하며 자신이 구상하는 사업을 관철시키겠다는 하는 안상수 시장이 사실은 친일, 친독재 보다 더 무서운 존재라는 깨달음을 우리에게 주고 있다. 그러나 나라를 되찾기 위해 목숨을 바친 수많은 항일열사들과 민주열사들을 생각하며 친일 친독재와의 싸움에서 우리는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2015년 12월 15일
경남민주행동/ 민주주의 경남연대/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 마창진시민모임/ 친일청산시민행동연대/ 3.15정신계승시민연대/ 6월항쟁정신계승경남사업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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