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15의거가 국가기념일로 제정되면서 3.15의 역사적 위상과 시민들의 자긍심은 한층 높아졌다. 그러나 오늘 거행된 ‘제 51 주년 3.15의거 기념식’은 국가기념일이 된 후 국가가 주관하는 첫 행사인 만큼 시민들의 기대가 컸지만 현장에서 곧바로 실망으로 바뀌고 말았다. 오늘 3.15민주묘역에서 거행된 행사장에는 미리 배포된 입장권으로 현장에서 비표로 바꾸어 들어간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절차가 예상을 뛰어 넘는 수준으로 많은 시민들을 불편하고 당황스럽게 했다.
현장에 설치된 입구는 공항검색대보다 더 살벌한 분위기 속에서 소지품 검사를 받고 양팔을 벌린 채 휴대용 검색기로 옷 속까지 탐지당하고서야 입장이 허락되었다. 오늘은 국무총리가 왔지만 만일 대통령이라도 온다면 이런 절차가 한층 더 강화 될 것이다. 이런 식의 기념행사는 민주영령과 시민들이 주인이 아니라 국가요인을 위한 행사일 뿐이다.
이제 국가기념일이 된 3.15의거의 기념행사는 앞으로 계속 이렇게 진행될 것이다. 국가기념일도 좋지만 3.15의거 기념식에서 시민들이 원천적으로 배제되거나 선택된 사람들조차 잠재적 테러범 취급을 받는 다면 3.15의거는 시민들로부터 멀어질 것이다. 국가보훈처와 3.15기념사업회는 3.15의거가 민주시민항쟁이었음을 명심해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