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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적 이념논쟁 부추기는 ‘건국60년’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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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희망연대 댓글 0건 조회 231회 작성일 08-08-14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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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적 이념논쟁 부추기는 ‘건국60년’ 행사
글쓴이:경향2008-08-14 13:37:45
[사설]소모적 이념논쟁 부추기는 ‘건국60년’ 행사
입력: 2008년 08월 14일 00:46:11
 


8·15 광복절을 앞두고 한국사연구회 등 역사학계의 14개 학회가 이례적으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정부가 대한민국 정부수립 60년을 ‘건국 60년’으로 규정, 광복절을 ‘건국’에 중점을 두어 치르겠다는 구상은 역사적 관점에서 옳지 않다는 지적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위대한 국민, 기적의 역사’를 기치로 건국 60년 국민 대축제를 밀어붙이고 있다. 올 광복절이 이념갈등의 장이 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정부수립이냐 건국이냐는 단순한 용어 선택의 문제를 넘어선다. ‘건국’에 중점이 두어지면 광복과 정부수립 간 전통적인 공존의 틀이 깨진다. 대한민국의 건국 과정은 ‘1919년 독립을 선포하고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세웠으며, 1945년 독립했고, 1948년 남한만의 단독선거를 통해 헌법을 제정,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했다’로 요약된다. 이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한국 근·현대사이고 역사적 상식이다. 지금까지 역대 정부는 8·15 기념식을 ‘광복절 00주년 겸 정부수립 00주년’으로 치렀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느닷없이 정부수립을 ‘건국’으로 바꾸면서 역사를 곡해하고 역사적 상식을 비웃고 있는 것이다.

‘건국 60년’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임시정부와 독립운동을 평가절하하고, 광복과 정부수립을 별개로 취급하며, 분단 문제와 남북관계 개선의 의미를 축소하려 한다. 그래야 일제강점기를 한국 근대화의 시기, 이후의 군사독재도 ‘한강의 기적’을 이룬 산업화의 주역으로 ‘정당하게’ 평가할 수 있고, 나아가 실패한 북한을 성공한 대한민국이 흡수통합해야 한다는 발상이다. 일개 학설에 불과한 식민지근대화론이 보수단체 ‘뉴라이트’를 통해 변조·증폭되어 현 정부의 역사관으로 포장된 것이 ‘건국 60년’의 실체인 셈이다.

인생에서도 환갑(還甲)은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분단문제는 미제로 남았지만 산업화와 민주화의 눈부신 성취를 이룩한 대한민국 정부수립 환갑은 참으로 모두가 축하하고 지난날을 반추해보게 하는 뜻깊은 기념일이 되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정부는 일방적으로 ‘건국’을 밀어붙여 정부수립 60년을 이데올로기의 탁류(濁流)에 휩싸이게 만들었다. 모두의 축제인 광복절과 정부수립 60년을 ‘그들만의 대축제’로 만든다면, 아무런 국민적 합의도 없이 편향된 소수의 견해에 근거해 ‘건국’을 밀어붙인 정부에 전적인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역사는 대통령이나 일부 학자가 이데올로기의 잣대로 함부로 재단하고 조작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정부의 ‘건국 60년’ 강행은 소모적인 이념논쟁만 자극할 뿐, 한국 근·현대사에 대한 생산적 논의를 가로막고 미래를 향한 국가적 상상력마저 제약한다는 점에서 불행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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