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권 아래 남북관계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는 현 정세를 보는 우리의 심정은 참담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대통령이란 사람의 대북관이 수구보수의 수준을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한데다 물 만난 조, 중, 동의 부추김까지 보태져 이 정권의 입에서 나오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모두 북을 극도로 자극했고 이에 북으로부터 돌아온 대답은 남측 정권에 대한 호된 비판과 개성공단의 공무원 추방이었습니다. 이후 북은 미국과는 대화하고 남쪽은 철저히 배제하는 통미봉남(通美封南)정책으로 돌아서버린 것 같습니다. 지난 8일 북미가 싱가포르에서 만나 플루토늄 신고서는 6자 회담국 사이에 공개하되 시리아와의 핵 협력 의혹과 농축우라늄 문제는 북미사이의 비밀의사록에만 담도록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로써 당선 이후 유난히 한미동맹을 강조하며 미국에 추파를 보낸 이명박 정권은 사실 미국의 의중도 제다로 파악하지 못한 미숙한 정치집단임을 스스로 드러내고 말았습니다. 뒤늦게 뭔가를 눈치 챘는지 서울과 평양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하자는 이명박의 생뚱맞은 제안을 했지만 이는 남에 대한 북의 불신만 더욱 키우고 있을 뿐입니다. 이명박 정권은 이제라도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구체적으로 이행하는 길만이 남북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남북의 공존공영과 자주평화통일이라는 대세는 그 어떤 정권이 들어서도 결코 거스를 수 없습니다. 어쩌면 이명박 정권이 역으로 그런 사실을 증명해 주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이럴 때 일수록 민간단체들의 남북교류가 더욱 활발하게 추진되어야 합니다. 거세게 흐르는 강물처럼 통일의 바다로 도도히 흐르는 우리를 아무도 막지 못할 것입니다. 힘냅시다,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