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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과 음악관 이름을 돌려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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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희망연대 댓글 0건 조회 1,212회 작성일 07-06-25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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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과 음악관 이름을 돌려주자
글쓴이:경남신문2007-06-25 17:06:47
먼저 이 난을 통해 두 차례에 걸쳐 발표한 노산 이은상의 명예회복을 위한 칼럼을 읽고 신문사로 혹은 저에게 격려를 보내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는 분명 조용한 다수의 의견, 즉 그동안 특정한 시민단체의 큰 목소리에 짐짓 말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한 시민들의 냉가슴이 얼마나 컸나 하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어떤 이는 마산경제가 바닥난 상태에서 예향이란 자긍심마저 송두리째 앗김으로써 공동화 현상을 겪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또 다른 이는 지역의 오늘과 미래를 걱정하는 진정한 원로가 그립다고도 말한다. 생생히 돌아가는 방송 카메라 앞에서 시장(市長)의 얼굴에 밀가루를 뿌리고, 사사건건 역사 인물들에 대해 털어 먼지내는 재미에 혹한 이들에게 대갈일성으로 꾸짖는 원로가 없는 현실을 한탄하기도 했다. 조두남 선생의 명예가 땅에 떨어졌을 때, 평생 은덕을 입은 후학들이 한마디도 못하고 꼬리를 내리는 행태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분노의 기류가 겉으로 표출되지 않았을 뿐 내재해 있는 편달(鞭撻)의 회초리는 푸르게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어쨌든 이제 결론을 내려야 할 때가 되었다. 애써 거꾸로 흐르게 한 강을 원래의 자리로 되돌려 놓는 아주 쉽고도 합당한 일이다. 원래의 의도대로 노비산(鷺飛山)에 있는 〈마산문학관〉은 〈노산 문학관〉이란 이름으로 문패를 바꿔달아야 한다. 노비산에 노산이 없다면 굳이 터도 좁고 길도 협소한 노비산에 문학관을 세울 이유가 없다. 〈마산 음악관〉 역시 〈조두남 음악관〉으로 바꿔야 한다. 독립운동을 하다 일제 말의 극악무도함에 굴복해 친일을 한 윤해영의 글에 곡을 붙인 `선구자'지만 어느 구절을 봐도 친일적 표현은 없다. 박태준의 `님과 함께'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정작 선생은 “이를 몰랐던 것은 아니지만, 세상 사람들이 `선구자'를 애창하며 국민가곡처럼 돼 있는데, 이는 후배가 선배의 곡에서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하고 싶다”고 말함으로써 진정한 예술인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다시 말해 선배의 곡에 영향을 받아 지어진 것으로 해석하여 표절 의혹의 족쇄를 풀어주었다.

  조두남은 이 외에도 `그리움', `접동새', `제비' 등등의 많은 가곡들과 오페레타, 피아노곡 등을 남겼다. 6 ·25전쟁 후 마산에서 피아노 교육으로 많은 제자들을 양성하였고, 마산예총 초대회장을 지내는 등 지역 예술발전에 초석을 놓았다. 2003년에는 작곡가 성악가가 뽑은 최고의 작곡가 부문에서 4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마산문학관〉이 들어선 지 여러 해가 지났지만 마산문인협회에서는 한 번도 이곳에서 행사를 연 적이 없다. 문화예술회관이 없으므로 여기저기를 전전하지만 이곳에서 행사를 갖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바로 시민단체의 단 한 차례 밀가루 세례에 의해 이름이 바뀐 곳에서 행사를 하지 않으리란 문인의 자존심 때문이다. 지금 일부에서는 〈권환 문학관〉을 짓자고 주장한다고 한다. 이를 추진하는 그들은 한때 〈노산 문학관〉보다는 마산 문인 전체를 대변하기 위해 〈마산문학관〉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렇다면 권환 역시 마산문학관에 한 자리를 차지하면 되지 굳이 문학관을 지을 이유가 있을까. 만약 〈권환 문학관〉이 필요하다면 먼저 〈노산 문학관〉으로 이름을 바꾸고 난 뒤에 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문학의 이은상, 음악의 조두남, 미술의 문신. 이보다 완벽한 조합이 있을까. 예향 마산의 트라이앵글은 이렇게 완성된다. 이 브랜드 가치를 확대재생산해 내기 위해서는 모두가 합심해야 한다. 시민과 신문 방송은 물론이요, 시의회, 무엇보다 시정철학이 뚜렷한 단체장의 의지가 있어야 한다.

  `예향 마산'이란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세 차례 같은 주제의 글을 썼다. 친일과 독재협력을 두둔하거나 미화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어디까지나 사람의 이야기를 하자는 것이다. 시민사회의 기류가 이름을 돌려주자는 방향으로 일자 당사자인 한 시민단체의 장은 “이름을 바꾼다고 사람이 오는 것도 아니므로 일고의 가치도 없는 짓이다”라고 몰아붙이고 있다. 참 어처구니가 없다. 이번 기회에 시민운동가를 자처하는 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제발 시민들의 아픔과 상처를 다독이는 따뜻한 인간성 회복운동을 먼저 하라고. 그리고 겸손하라고. 그들이 왜곡한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역사바로세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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