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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님, 어젯밤 잘 주무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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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희망연대 댓글 0건 조회 924회 작성일 04-06-25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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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님, 어젯밤 잘 주무셨습니까
글쓴이:백남해2004-06-25 10:53:00
대통령님, 어젯밤 잘 주무셨습니까


백남해(천주교 정의구현 마산교구 사제단 대표·신부) /




[백남해 칼럼]대통령도 행복할 필요가 있다

한창의 나이에 먼 이국땅에서 말할 수 없는 끔찍함으로 세상을 떠난 ‘고 김선일’씨의 영전에 삼가 명복을 빕니다. 몇 마디의 위로가 고인의 가족들에게 얼마나 큰 위안이 될 수 있겠습니까마는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합니다.

사람은 모두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고 김선일’씨도 자신과 가족들의 행복을 위하여 먼 타국에서 일하다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고 김선일’씨의 희생을 안타까워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으며, 극악무도한 테러를 비난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나 찬찬히 이런 참혹한 일이 일어난 근본을 따져보아야 하겠습니다.

어리석은 사람들은 국가와 다수를 위하여 한사람이 희생할 수도 있지 않겠냐고 말합니다. 국가라는 거대한 조직을 운영하려면 작은 희생은 어쩔 수 없지 않느냐고 말합니다. 얼른 들으면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참 어리석고 기가 찬 말입니다. 국가를 위하여, 민족을 위하여 희생하여야하는 사람이 ‘나’라면 바로 ‘당신’이라면 어떻게 받아들이겠습니까?

단 한사람 국민도 지켜내야

물론 국민 한사람의 희생이 필요한 때도 있습니다. 나라를 잃고 온 민족이 식민지의 아픔을 겪는 암울한 때라면, 민족과 조국의 독립을 위하여 한목숨 바쳐야할 급박한 때라면, 건강한 생각을 지닌 대한민국 국민 중(친일부역자를 빼고) 희생을 마다할 사람이 있겠습니까? 그러나 그런 위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자신과 자신의 가정을 위하여 열심히 일하며 작은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입니다. 이것이 헌법에 보장된 ‘행복 추구권’이고, 이 권리를 지켜주기 위하여 국가 또는 정부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행복할 권리는 키가 작으나 크나, 얼굴이 잘생기나 못생기나, 남자나 여자나,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이나, 가방 끈이 길거나 짧거나, 심지어 범죄를 저질렀다하더라도 보장되어야 합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이 땅에 있으나 멀리 타국 땅에 있으나 행복할 권리는 없어질 수가 없습니다. 이것이야말로 하늘이 인간에게 준 가장 기본적인 권리이기 때문입니다. 이 기본권을 국가가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국민들은 국가와 정부를 운영하기 위하여 세금을 냅니다. 세금은 나라에 대한 충성과 신뢰의 표현이며, 이 신뢰를 거스르지 않고 지켜 주는 것은 국민의 대표이면서 동시에 정부의 대표이기도한 대통령의 몫입니다. 대통령은 국민 중 단 한사람이라도 외적으로부터 위험에 처했다면 그를 지켜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 의무를 다른 어떤 현란한 말솜씨나, 고의적 기만을 통한 거짓말로 비켜가려한다면, 그는 대통령으로서의 의무뿐 아니라 권리마저 내놓아야 합니다. 단 한명의 국민도 지켜낼 수 없다면, 모든 국민을 지켜 낼 자격과 능력이 없는 대통령입니다. 그런 대통령은 물러나야 마땅합니다.

젊은이들 사지로 내몰지 말라

대통령 노무현님, 어제 그제 잘 잤습니까? 어떤 꿈을 꾸었습니까? 혹시 고통 속에 절규하다 죽어간 ‘고 김선일’씨를 보지 못하였습니까? 당신도 세월이 흐르면 늙고 죽겠지요. 당신의 믿음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스스로, 세례는 받았으나 천주교 신자는 아니라고 하셨지요. 참 다행입니다), 하늘나라에서 당신이 이라크에 파병하여 죽어간 피끓는 젊은 군인들도 만나겠지요. ‘고 김선일’씨와 그 수많은 원혼들에게 무어라고 하겠습니까? ‘국익 때문에 당신이 죽도록 내버려둘 수밖에 없었다’고 하겠습니까? 국익이 뭡니까? 미국의 입맛에 맞추어서 젊은 군인들을 사지로 몰아넣고 잔돈 몇 푼 챙기는 것이 국익입니까? 그런 것이 국익이라면 우리는 원치 않습니다. 대통령 노무현님, 이제 당신도 행복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대통령이 된 후 행복한 적이 얼마나 있었습니까? 작고 큰 사건들 때문에 정말 “대통령 못해 먹겠”도록 힘들지 않았습니까? 이제 행복해집시다. ‘고 김선일’씨의 영전에 조용히 무릎 꿇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미국의 더러운 침략전쟁에 동조하지 않겠다고 맹세하며, 부시가 머리 쓰다듬어 주는 기쁨에 만족하지 말고, 국민들과 마음을 맞추어 행복해지십시오. 고집을 버리고, 현란한 말솜씨를 아끼면, 대통령 노무현님은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을 둘러싼 무리들을 한번 훑어보십시오. 제대로 국민을 생각하는 자들이 누구인지.

저도 당신이 행복해 질 수 있도록 기도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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