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시 기초의원 수 줄여야 > 기사/사설/성명서/논평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기사/사설/성명서/논평

  1. Home >
  2. 옛집가기 >
  3. 기사/사설/성명서/논평

마산시 기초의원 수 줄여야

페이지 정보

작성자 희망연대 댓글 0건 조회 1,036회 작성일 02-02-08 09:52

본문

마산시 기초의원 수 줄여야
글쓴이:백남해(마산 석전성당 신부)2002-02-08 09:52:00
높은 곳에 올라서 아래를 보면 눈앞이 아찔하고 정신이 아득해진다. 아래로 떨어질까봐 다리가 후들거린다. 눈을 감고 속으로 “괜찮아 내 발 밑은 튼튼해!”라고 외치며 눈을 뜨면 언제 그랬냐 싶게 정신이 맑아진다. 두려움이 사라지고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경치를 감상할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그렇다. 내가 딛고 선 곳에 대한 믿음이야말로 세상을 살아가는 기본이다. 가장 낮은 곳, 뿌리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사람은 서있기 조차 불안해진다. 이것은 단지 물리적.공간적인 면에서 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삶을 결정짓는 모든 조건들에 해당 될 것이다. 경제적 기초.기반이 튼튼함을 믿을 수 있어야 생활을 할 수 있고, 사회.문화.종교.학문 등 모든 것들의 기초와 기반이 튼튼함을 믿을 때 선진국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현실의 삶을 결정짓는 데에 가장 중요하다할 수밖에 없는 정치의 기초와 기반이 튼튼해야할 것이다. 정치의 낙후는 사회의 전반에 걸친 낙후를 가져온다. 아르헨티나를 보라. 세계 7대 부국이었던 나라가 지금 경제파탄으로 인하여 모라토리움을 선언하였다. 아르헨티나가 이렇게 되기까지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정치의 낙후성, 즉 부패한 정치, 정치인들의 부패였다. 정치인이라 말하는 이 가운데 썩지 않은 이가 없다할 정도로 아르헨티나의 정치는 썩어 있었다. 정치의 기초와 기반이 튼튼하지 못하면 나라 전체가 망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정치인들이 아르헨티나 정치인 보다 더 낫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 요즘 뉴스를 장식하는 사건들을 보다보면 우리나라 정치인에 대한 회의가 밀려온다. 새삼스럽게 무슨 이야기냐고 할 수도 있겠다. 정치인들 뒷거래는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일이니까. 이렇게 나라 살림을 사는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이 만연한 때에는, 필요할 때마다 스스로를 ‘무보수 명예직’이라고 자랑하는 기초의원들을 떠올리게 된다.

‘무보수 명예직’ 참으로 좋은 말이다. 물론 그것이 본인들이 스스로 자신하듯 남들도 그렇게 인정한다면 말이다. 명예! 어쩌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일 수 있다. 혼탁한 세상에서 명예를 내세우고, 소중히 여기는 기초의원들에게 시민들이 바라는 바는 한없이 크다. 그 중에서 가장 큰 바람이라면 기초의원들이 시민들의 세금을 하릴없이 축내지 말라는 바람일 것이다. 기초의원들이 시민들의 세금을 낭비하지 않고 알뜰하게 살림을 사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 중에 과다한 기초의원의 숫자 때문에 낭비되는 행정력의 소모와 세금도 하나이다.

혹자는 ‘기초의원 몇 명 더 있다고 무슨 세금이 그렇게 많이 더는가’라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히 기초의원 몇 명의 숫자 문제가 아니다. 기초의원의 숫자를 적절히 조정한다는 것은 불필요하게 세분되어 있는 행정 구역을 조정한다는 의미가 있다. 특히 마산처럼 자연 발생적 행정 구역들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경우는 이제 적절히 조정할 때가 온 것이다. 마산보다 6~7만 명이나 인구가 많은 창원시가 ‘광역 행정구역’을 통해서 동을 조정하고 기초의원 숫자를 줄인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론 창원시의 결정이 모두 옳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창원시의 예를 잘 분석하여 더 좋은 행정력을 보일 기회가 마산시에는 있는 것이다.

다가올 기초의회 선거를 앞두고 시간이 촉박하다는 의견도 있다. 물론 단순히 보면 그렇다. 그러나 이미 마산시가 행정구역 조정에 대해 충분한 검토와 준비를 해왔다는 것은 알려진 바이고, 기초의원들도 모두 행정구역 조정의 큰 틀에서는 공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제 남은 것은 마산시 집행부와 기초의회의 결단뿐인 것이다. 결국 모든 것은 사람으로 귀결되고, 관계자들의 ‘이해관계’ 조정에 달린 것이다. 필요하다면 시민들이 나서서 중재하고, 공청회를 통해서 여러 의견들을 모을 수도 있겠다.

튼튼한 기초 위에 세운 것은 어떠한 어려움에도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이 없다. 그러나 튼튼한 기초를 다지기 위하여 한 몸 초석이 될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렇지만 마산시의 여러 관계자들 중에는 그런 이들이 많음을 믿는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후원계좌 :

열린사회 희망연대 / 경남은행 / 207-0065-6502-00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14길 29 기산프라자 217호
Tel:055-247-2073, Fax:055-247-5532, E-mail:186@hanmail.net
그누보드5
Copyright © 희망연대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