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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나에게 말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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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희망연대 댓글 0건 조회 1,019회 작성일 01-12-19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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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나에게 말을 하였다.
글쓴이:육관응2001-12-19 13:31:00
나무는 나에게 말을 하였다. 

                                                     육관응(원불교 경남교구 사무국장)
산과 나무가 주는 교훈은 대단합니다. 무언의 가르침을 제시해 줍니다.
어제 진동방향으로 떠난 여행에서 한 느낌을 얻었습니다.
온 몸으로 바람을 막고선  은행 나뭇가지에는 나뭇잎 대신 많은 이야기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습니다. 생사고락에 대한 이야기부터 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저는 무거운 이야기들을 매달고 있는 은행나무에게 제 자신의 이야기를 더했습니다. 
어쩌면 아주 사소한 일일수도 있습니다. 요즘 들어 불방심하게 되는 자신의 이야기입니다. 일상성에 묻혀 살아가는 이야기들이다. 삶의 편린들입니다.
어쩌면 마탁되어 가는 과정에서의 이야기 일지도 모릅니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말과 행동에 대한 이야기들일 수도 있습니다. 
이 이야기들을 다 내뱉어 내다보면 혼란이 생기는 것은 당연지사일지 모릅니다.
이런 상황을 여러번 접하다 보면 마치 산발한 나뭇가지를 보는 듯 합니다. 
산발한 나무에 대해 비유를 드는 것은 국도변을 지나다 가끔 접해보기 때문입니다. 그때의 느낌은 아름다운 처참이었습니다. 가지런하게 하늘을 향해 기도드리는 듯한 나무들을 볼때와는 다른 느낌입니다. 
어떤 날은 산발한 나무가지를 가진 플라타너스를 좋아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이것은 불방심과의 타협입니다. 챙기면 챙길수록 따라 다니는 경계와의 타협입니다.
타협은 영혼을 파는  첫걸음입니다. 영혼이 팔리면 인생은 남의 손을 빌리게 됩니다. 남의 손에 이끌려 살다보면 자기 자신의 본 모습을 찾는데는 영구한 시간이 소요됩니다.
그러나 산발한 나무가지들도 그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산발한 나무들은 저에게 경계를 통한 아름다움을 전해줍니다. 이것을 벗어나려면 불방심 공부가 절대적임을 자각합니다.
나무에서 느끼는 또 하나의 감상은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을 벗어버린 성자의 모습입니다. 벗는 다는 것은 아름다움의 창출입니다.  껍데기를 벗으면 알맹이가 보입니다.
이 모습을 보다보면 길 너머 산이 보이고 산 너머 산이 보입니다. 아스라이 산이 보입니다.
큰 산 작은 산이 보입니다. 산은 나무들의 보금자리입니다. 미추를 떠나 모두를 수용합니다. 삶은 미추를 떠날 때 숭고합니다. 숭고의 의미는 나를 버리는 작업속에 있습니다. 나를 버린다는 것은 일시적 고통이 있습니다. 일시적 고통은 영속적 환희심입니다. 기쁨의 연속은 광대무량한 낙원입니다. 버리고 떠나는데 아까움이 남아 있다면 불방심은 방심으로 자리합니다. 
진정으로 자신을 비웠을 때 명상이 자리합니다. 명상과 비우는 작업은 불가분의 관계를 가집니다. 명상은 어떤 욕심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별이 초롱초롱하다고 해서 다 별을 보는 것은 아닙니다. 진동에서 바람이 불 때 마산에서 꽃이 핀다는 것을 알면 됩니다.
저는 꽃망울을 보려고 벌곡 삼동훈련원에서 자신을 비우는 시간을 가진 적이 있습니다. 마음을 열고 자신을 바라다보면 자신이 보이는 경험을 가졌습니다. 보보일체 대성경, 즉 걸음걸음이 경전이라는 심경을 가졌습니다. 현실 경전은 그만큼의 삶의 가능성을 제시해 줍니다.
현실경전은 벗음을 강요하지 않지만 벗다보면 자신의 존재에 대한 확인을 가지게 됩니다. 벗지 않으려고 애쓰다 보면 경계와 동숙을 해야 합니다. 경계는 자신을 드러내주는 일등공신이기 때문입니다. 현재에도 나무를 통해 많은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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