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희망에게 > 기사/사설/성명서/논평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기사/사설/성명서/논평

  1. Home >
  2. 옛집가기 >
  3. 기사/사설/성명서/논평

또 다시 희망에게

페이지 정보

작성자 희망연대 댓글 0건 조회 647회 작성일 01-06-26 01:22

본문

또 다시 희망에게
글쓴이:백남해(희망연대공동대표/용잠성당 신부)2001-06-26 01:22:00
아예 일찌감치 자리 펴고 누워 버렸습니다. 자꾸 심통이 나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해맞이하러 갑시다.”

전화가 몇 통 걸려 왔지만 심통이 풀리기는커녕 더 쌓였습니다.

“해맞이·! 추운 날씨에 꽁꽁 얼어버리라지, 해는 무슨 해! 흥.”

일찍부터 자리에 누웠으나 잠은 오지 않습니다. 원래 잠이 많은데, 내일은 아예 해가 중천에 걸려서야 일어날 심산입니다.

해맞이.

사람들은 어제 해나 오늘 해나 내일 해가 별 다른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왜 굳이 새해라고 부산을 떨며 산으로 바다로 우르르 몰려갈까. 생각할수록 심통이 나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혼자 사는 신부라고 해맞이 갈 동무가 없어서도 아니고, 새로운 세기를 여는 해가 미워서도 아닙니다. 해맞이 가는 사람들 싱글대는 얼굴이 밉상도 아닙니다. 시간의 마지막까지 제할 일인 듯 떠오르고 지는 해가 잘못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리 뒹굴 저리 뒹굴, 방구석을 아무리 굴러다니며 생각해도 어이가 없습니다.

해맞이라니, 저리 설레는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고, 부푼 가슴으로 내일을 기다리는데, 내일에 무슨 희망이 있는가· 또 새로운 태양이 떠오르면 새로운 만큼, 우리에게 새로운 희망이 생기는가.


온통 들리는 소리는 기가 차고 어이가 없는 일뿐이요, 그저 한숨이나 푹푹 쉬며 두 다리에 힘 빼고 주저 않고 싶은 이야기뿐인데. 해는 보아서 무엇하나. 제아무리 21세기의 첫 해인들 무어가 그리 예쁘겠는가. 차라리 진작 이불 펴고 누워 잠이나 자야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이리저리 인사를 합니다. 어쨌든 새해는 새해니까 어제와는 기분이 다르긴 합니다. 좋은 일이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뭔가 잘될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들리는 소식은 어제와 다름없는 이야기뿐입니다. 공공요금이 오르고, 정치권은 하던 분탕질을 계속하고, 경제는 어려워진다하고, 명예 퇴직이 시작되고, 실업자는 늘어갑니다. 여전히 희망은 없어 보입니다. 왜 이리 어두운가· 왜 이리 희망이 없는가·


결국 사람의 문제입니다. 제도가 잘못된 것도 사람이 만든 탓이며, 부정 부패가 판치는 것도 사람이 하기 나름이며, 마음먹기가 쉽지 않은 것도 결국 사람의 일입니다.


또 다시 희망은 사람에게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나 하나 너 하나’는 너무나 작고 약하다는 것입니다.


부패와 악습의 거대한 고리 속에 서있는 한 사람의 힘과 의지로 세상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입니다. 보기에는 악인 하나가 악행을 저지르는 것 같지만, 그 악인은 거대한 악행 덩어리의 일각에 불과합니다.


구조적인 악은 필시 서로 팔짱을 낀 것처럼 얽혀서 힘을 얻기 때문입니다. 악행을 저지르는 한사람을 바로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악행이 활개칠 수 있도록 해주는 구조를 깨부수어야 합니다. 이 힘은 연대에서 나옵니다.


선의의 연대, 새 하늘과 새 땅을 갈망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진 희망의 연대만이 구조적인 악을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더욱 절실한 때입니다. ‘나와 너’의 마음속에 가득 차 끓어오르는 살맛 나는 세상을 향한 마음이 모이고 합해지기를 바랍니다.


제 자리를 열심히 지키는 많은 사람들이 연대하기를 또 다시 희망합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후원계좌 :

열린사회 희망연대 / 경남은행 / 207-0065-6502-00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14길 29 기산프라자 217호
Tel:055-247-2073, Fax:055-247-5532, E-mail:186@hanmail.net
그누보드5
Copyright © 희망연대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