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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예술계의 토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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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남도민일보 댓글 0건 조회 1,002회 작성일 03-06-06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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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예술계의 토호들
글쓴이:경남도민일보2003-06-06 13:55:00
지방분권과 토호[2]문화예술계의 토호들


김주완 기자 / wan@dominilbo.com




일러스트 권범철 cartoon@dominilbo.com 
독재정권 나팔수 대거 포진...분권은 ‘Yes’ 참여자치 ‘Never’

87년 6월항쟁으로 전두환 정권의 체육관선거 연장음모는 무산됐지만, 군사독재는 노태우 정권으로 계속 이어졌다. 그러나 여소야대로 정국의 혼란은 여전했고, 재야와 대학가의 민주화운동도 가열되고 있었다.

이에 노태우 정권은 신공안정국으로 민주화세력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는 한편 김영삼·김종필과 함께 3당합당 음모를 착착 진행해나가고 있던 중이었다. 이들의 3당 야합이 발표되기 열흘전인 90년 1월12일, 박노해 시인과 문학평론가 임규찬씨 등이 발행하던 <노동해방문학>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이 벌어졌다.

민주화세력 ‘국론분열 조장’ 매도

다음날인 13일 <조선일보>에는 ‘90년대를 맞는 문학인의 결의’라는 제목의 수상한 성명서가 광고면에 발표된다.

“예술의 독자성과 자율성을 짓밟고 문학을 좌익이념의 시녀로 전락시키며 자유민주주의의 토대를 무너뜨리고 오히려 폭력혁명세력의 선전도구 구실을 하는 목적주의 문학집단을 배격한다.”

“이 나라 정치인과 국민각계각층은 오늘의 난국에 처하여 오히려 국론분열을 조장시키는 일부 시대착오적인 불순세력의 준동에 접하여 시비를 분명히 가리는 소신을 보여줄 때라고 보며, 우리 문학인은 자유민주주의의 앞날을 저해하고 나아가서 파괴하려는 미망에 사로잡힌 북한공산집단의 앞잡이 세력들에 대응하여 자유체제의 정당성을 다시 밝힐 때라고 본다.”

“우리 문학인들은 (…) 문학의 창작활동이 가능한 강구적 안정사회 보장에 매진할 수 있도록 문필인의 복리증진을 위한 기금의 조성과 이에 관련된 사업을 전개하여 국가발전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것이다.”

민중문학을 ‘폭력혁명세력의 선전도구’로 규정하고, 민주화세력을 ‘국론분열을 조장시키는 시대착오적 불순세력’과 ‘북한공산집단의 앞잡이’로 매도한 이 성명은 김동리·모윤숙·문덕수·성춘복 등 모두 205명의 문학인 명의로 발표됐다.

경남과 연고가 있는 문인 중에서도 정목일·박재두·이광석·이월수·설창수(작고)·추창영·김춘수·이중 등이 이 성명에 이름을 함께 내걸었다. 정목일씨는 현재 경남문인협회 회장이며, 이광석씨는 전 회장이다. 다른 이들도 대개 문인협회에서 한자리씩 거친 사람들임은 물론이다. 뿐만 아니라 각 시·군이나 경남도에서 주는 문화상도 한번쯤 받았던 인물들이다.

알다시피 문인협회는 예총과 함께 박정희 유신정권과 그 이후의 독재정권에 빌붙어 역사의 전환기마다 독재를 옹호하는 성명을 발표해왔던 어용단체로서 그 뿌리를 갖고 있다. 또한 단체를 운영하는 예산도 거의 전적으로 관청에 의존하고 있는 관변단체다. 87년 6월항쟁 직전 전두환의 ‘4·13호헌조치’를 ‘구국의 결단’으로 추켜세우며 지지했던 일도 알려진 바대로다.

노산문학관 결정 또 하나의 ‘거사’

이처럼 언제나 권력에 빌붙어 살아온 예총과 문협이 이승만 독재시절부터 권력과 유착해온 이은상씨를 적극 옹호하고 그의 정신을 ‘마산정신화’하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이은상은 곧 자신의 얼굴이며 뿌리이기 때문이다. 이은상이 부정당하는 순간 자신들의 존재가 부정당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들 예총과 문협 소속 인사들은 지난해 9월 또하나의 ‘거사’를 이뤄냈다. 마산 문학관건립추진위원회라는 회의를 열어 문학관의 명칭을 ‘노산문학관’으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노산은 이은상의 호다. 이를 결정한 사람은 김미윤 마산예총 회장·김연동 마산문협 회장·김교한 노산시조연구회장·김복근 경남시조문학회장 등이다. 이들이 모두 이은상의 추종자라는 점은 설명할 것도 없다. 이들 외에도 정상철 마산시의원과 안병한 마산건축사회장 등이 결정과정에 함께 했다. 마산에서 적극적으로 이은상 정신을 확산시키고 있는 이로는 조민규 합포문화동인회장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일찍이 이은상의 뜻에 따라 합포문화동인회를 만들었고 김복근씨와 함께 ‘은상이샘’을 복원시켰으며, 해마다 노산가곡의 밤을 열어 정신을 계승해오고 있다.

서울선 붕괴 조짐…지역은 ‘굳건’

노무현 정권의 출범과 함께 예총과 문협으로 집중됐던 문화기득권 구조가 서울에선 서서히 깨지고 있다. 그들에 의해 ‘북한공산집단의 앞잡이’로 매도당해온 민족문학작가회의 현기영 이사장이 한국문화예술진흥원장에 임명된 것만 봐도 그렇다. 그러나 지역의 문화기득권은 전혀 변화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경남도와 각 시·군의 문화행정은 여전히 예총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진정한 지방자치가 이뤄지고 다양한 참여가 보장되면 행정기관과 관변 문화예술단체의 이런 유착관계는 깨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경남예총이 지역기득권을 강화하는 ‘지방분권’에는 동의할지 몰라도, 기득권의 와해를 추구하는 ‘참여자치’에도 동의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지방분권운동경남본부에 경남예총 이영환 회장이 임원으로 들어있기에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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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게재일자 : 2003/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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