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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군사독재시절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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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남도민일보 댓글 0건 조회 740회 작성일 03-06-25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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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군사독재시절이 그립다.
글쓴이:경남도민일보2003-06-25 08:03:00

차라리 군사독재시절이 그립다


김주완(위클리경남부장) /




‘정권은 바뀌어도 토호는 영원하다.’ 지역언론에서 10년이 넘도록 기자노릇을 해온 결과 체득한 결론이다. 오늘 이 말을 이렇게 바꾸고 싶다.

‘고건 총리가 아무리 바뀌어도 황철곤 마산시장은 안바뀐다.’ 조두남기념관과 노산(이은상)문학관 관련 자료공개를 끝내 거부하는 걸 보고 내린 결론이다.

상식적으로 한번 생각해보자. 마산시에서 공식 행정절차에 따라 구성한 설계자문위원회가 개인의 친목모임인가? 그 위원회의 회의내용이 개인의 사생활인가? 그들은 11억이 넘는 시민 혈세로 건립된 기념관의 전시내용을 결정했다.

황철곤 마산시장의 ‘지방독재’

이처럼 지극히 ‘공적인 업무’를 했는데, 이걸 왜 마산시는 ‘개인정보’라고 우기는 걸까? 마산시가 언제부터 개인정보와 관련, 인권의 전도사를 자처했는지 모르겠다. 정보인권 보호를 위해 NEIS 반대운동을 해온 전교조를 마치 ‘떼 쓰는 집단’처럼 표현해 물의를 빚었던 황철곤 시장이 이제 ‘노선’을 바꾸기라도 한 걸까.

어쨌든 마산시는 ‘개인정보’라는 명분을 내세워 위원들의 명단공개를 거부했다. 그러나 이건 박정희·전두환 군사독재정권에서도 없던 일이다. 당시에도 ‘국정자문위원회’라는 제도가 있었지만 위원들의 이름은 공개됐다. 지금도 대통령자문기구로 ‘평통자문위원회’가 있지만, 그들 위원의 명단이 ‘비밀’이라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 그들이 독재자였기 때문에 자문위원들의 ‘개인 인권’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던 걸까.

물론 행정기관의 무슨 무슨 ‘위원회’ 중에서도 불가피하게 명단을 비밀에 부쳐야 할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공개함으로써 그 당사자가 로비를 받을 수 있거나 업무상 기밀이 유출될 우려가 있는 경우가 그렇다. 국가고시 시험문제 출제위원이나 채점위원 또는 각종 자격심사위원 등이 그렇다. 따라서 대개의 경우 행정기관의 각종 위원회 위원 명단은 이미 인터넷 등을 통해 공개돼 있다.

마산시는 또한 정보공개법 7조1항 제5호를 들어 회의록 공개도 거부했다. 찾아보니 제5호의 내용은 이랬다. ‘감사·감독·검사·시험·규제·입찰계약·기술개발·인사관리·의사결정과정 또는 내부검토과정에 있는 사항 등으로서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이나 연구·개발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

이 또한 초등학생 정도의 국어실력만 갖췄더라도 조두남기념관 설계자문위원회의 회의내용이 여기에 해당될 수 없음은 알 수 있다. 이 내용 중에서 그나마 관련성이 있는 걸 찾아보자면 ‘의사결정과정 또는 내부검토과정에 있는 사항’ 정도일텐데, 조두남기념관은 ‘과정에 있는 사항’이 아니라 ‘이미 마무리된 사항’이다. 준공도 마쳤고 개관식까지 다 치렀지 않은가.

행정의 달인이라는 고건 국무총리는 지난 19일 행정정보공개 훈령을 발령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자의적 운용 막겠다는 고건총리

“저는 중요한 정책일수록 그 결정과정을 공개해야 한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앞으로 주요 정책과제의 추진과정에서 생산되는 연구보고서나 회의록도 수시로 공개될 것입니다.” 그러나 황철곤 시장은 총리와 정반대로 결정했다.

고건 총리의 말은 이어진다.

“관치행정이란 밀실행정입니다. 정책결정과정의 공개를 통해 국민적 합의를 도출했을 때에 그 정책추진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이 훈령은 비공개 대상정보에 관한 행정기관의 자의적인 운용을 예방하도록 했습니다.”

고 총리는 이렇게 바뀌고 있는데, 황 시장과 마산시의 ‘자의적인 운용’은 도무지 바뀌질 않는다. 세상 참 많이 좋아졌다. 이것도 ‘지방분권’ 때문인가. 나는 이거야말로 ‘지방독재’라고 외치고 싶다. 차라리 군사독재시절이 그립다.



* 경남도민일보는 언론개혁을 바라는 시민들이 힘을 모아 만든 신문입니다.
기사게재일자 : 2003/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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