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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끈질긴 정의감이 눈물겹게 존경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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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정임 댓글 0건 조회 1,016회 작성일 03-06-12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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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끈질긴 정의감이 눈물겹게 존경스럽다.
글쓴이:장정임2003-06-12 16:13:00
그들의 끈질긴 정의감이 눈물겹게 존경스럽다


장정임(김해여성복지회관장) /




[장정임 관장 기고]조두남기념관의 밀가루 세례

젊은 시절, 나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그만큼 인정을 받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경력이 쌓여갈수록 열심히 일하는 사람에게 당연한 평가가 돌아가는 사회라는 믿음은 점점 사라져갔다. 연공서열과 힘을 가진 자의 자의적 평가에(주로 아부와 물질로 인한) 의해 터무니없는 사람에게 진급과 상이 주어지는 것을 보면서, 모두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우리사회에서 살아남은 자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보다 분노나 정의감 등의 감정표현욕구를 잘 다스리는, 아니 그런 감각이 상당히 거세되어 있거나 눈치가 빠르고 처세가 능숙한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공과 타인, 혹은 역사를 위해 나서는 자일수록 자신에게 손해가 돌아온다.

열심히 노력해서 상을 받은 사람에게는 참으로 억울하고 민망한 말이지만 상을 받는다는 것은 상을 줄 수 있는 권력을 가진 권력주체가 그를 선택했다는 말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만약 안중근 의사나 김구선생이 마산시장이었다면 (그런 마찰도 없었겠지만)역사왜곡을 지적하며 밀가루 세례를 준 희망연대 대표가 구치소로 끌려갔을까? 상과 벌이란 그저 권력의 도구이기에 권력을 가지거나 주류가 된 자들의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회의 상벌은 오히려 역사의식을 가진 사람에겐 욕이나 훈장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요즘도 변한 것은 거의 없다. 사회발전에 해를 끼쳐 비난받고 반성해야할 사람들이 훈장도 받고 표창도 받고 혹은 기념관도 지어 칭송되는 것을 보면서 나는 역사가 얼마나 왜곡될 수 있는지를 깨닫는다. 그러나 한 시대가 가고 한 인간을 평가할 때 지금 부당한 권력들이 야합으로, 혹은 선심으로, 혹은 강자에 대한 추인으로, 인사치레로 주었던 훈장이나 상, 억울한 벌의 기록이 그를 유공자 혹은 범법자로 기록할 때, 그래서 역사란 이름의 권위를 가지고 후세에게 전해질 때 진실이 얼마나 왜곡될 수 있는 것인지 생각하면 두렵고 슬프다. 그래서 역사를 ‘살아남은 자의 기록, 살인자의 기록’이라 했을 것이다. 적지 않은 세월을 살면서 내가 깊이 깨달은 것은 그 역사라는 권위 있는 기록의 뒤편에 한 시대 권력의 힘에 의해 무참히 스러져간 사람들, 묻혀버린 진실이 그저 그렇게 허무히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불의가 힘을 더 가진 우리사회에서 정의의 무능함, 투쟁의 허무함을 누구보다 많이 느끼고 봐온 사람이다. 그러나 또 다시 그런 세월을 산다고 해도 그렇게 밖에 살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안다. 그래서 역사의 왜곡을 바로잡으려는 사람들의 끈질긴 정의감이 눈물겹게 아프고 더욱 존경스럽다.

지금도 늘 생각하는 일이지만 꽃을 꺾어 꽃병에 꽂는 사람이 꽃을 사랑하는 사람인지 죽이는 사람인지 구별을 쉽게 못한다는 것이다. 명백히 죽이는 일인데도 사랑하는 것처럼 보이는 일이 오늘날 ‘사랑’의 기호가 되었다면 그것이 사랑일까 죽임일까? 오늘도 꽃을 열심히 꺾어 화병에 꽂는 착한(?) 사람들은 그들의 잘못을 지적하는 자들에게 분노할 것이다. 스스로 장한 일을 하고 있는 줄 아니 말이다.

조두남기념관 문제도 그렇다. 기념관이라니 얼마나 좋은 말인가? 조두남이 무슨 짓을 했건 알 바 아니고 선구자란 뜻 좋은 노래로 기억되는 기념관이면 그저 충분한 사람들로서는 역사왜곡을 절대로 못 견디는 희망연대가 분노를 밀가루로 표현했을 때 그것을 폭력이라며 고발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좋은 게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폭넓은(?) 온정주의와, 역사의 진실로부터 도피해버린 그들의 몰 역사적인 평화까지 깰 용기는 나 또한 부족하다. 그러나 민족주체성을 내세워 대통령의 외교는 그처럼 논할수 있는 사회가 어떻게 이런 역사왜곡과 역사허무주의를 용납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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