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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조 반자이'를 외쳤던 사람들이 득세 하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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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석년 댓글 0건 조회 1,667회 작성일 03-06-09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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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조 반자이'를 외쳤던 사람들이 득세 하는 나라?
글쓴이:2003-06-09 11:39:00


[윤석년 편집국장 칼럼]일본의 반성보다 더 급한것은

노무현 대통령이 일본 방문을 앞둔 시기에 한 일본 정치인이 망언을 내뱉었다. 창씨개명은 한국인들이 자청해서 한 것이고 한글교육은 일본이 베푼 시책이었다는 요지의 발언이었다. 우리 쪽에서 보면 그것은 망언이랄 것도 없는 개소리이지만 군국일제의 입장에서는 자기합리화의 극우론일 것이다.

잊을만하면 튀어나오는 일본 정치인들의 개소리는 왜 중단되지 않을까. 다만 그들의 꺼지지 않는 오기 때문이라고만 치부할 것인가. 이제 우리는 거기에 대한 접근법을 달리해야 될 당위성을 찾지 않으면 안 된다. 일본이 골백번 침략행위를 사죄해도 그것은 표면상 옷깃을 세우는 순간의 겉치레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우쳐주는 탓이다.

기념관 사태 본질은 숨고

복병은 바로 한국이요 한국인에게 있음을 인식해야 될 때가 됐다. 그들은 우리를 깔보고 있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일제 강점기에 있었던 민족적 오욕은 냉혹한 역사적 심판이나 정리를 거치지 않은 채 해방정부에 그대로 이양되었다. 한마디로 권력의 세습이 일어났을 뿐이다.

입법·사법·행정의 3부는 인맥이나 제도가 거의 일제 것으로 답습되었다. 재력가는 변치 않는 부의 상속자로, 일제 찬미 문예인은 독립국의 인격체로 그 성가를 이었다. 천황을 하늘처럼 떠받들던 언론은 아무런 비판이나 반성 없이 기득권을 움켜잡았다.

역사적 전환기에 나타나는 자기성찰이 전혀 없지는 않았다. 반민특위활동이 그것인데 민족 정체성을 회복할 수 있었던 유일한 기회가 좌절된 배경은 미군정이나 이승만에 국한되어있지 않음은 자명하다. 계급사회의 전 계층에 걸쳐 권력을 승계한 친일세력들의 격렬한 저항 때문이었다.

일본인들의 망언의 뿌리가 거기에서 유래되고 있다고 보지 않는가. 독일의 자기반성과 프랑스의 데탕트는 2차 대전 이후 나라 혼을 되찾고 그로써 세계 속에 철벽같은 자주성을 심었다. 정말 우리는 부끄럽다. 부끄러울 뿐만 아니라 화를 자초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사람들이 ‘역사의 몽매스러움’에 갇혀있는 한국 사람들을 깔볼만한 약점이다.

그런 일본인들의 태도에 아우성쳐 반응하는 것은 소아병적임을 알아야 한다. 나를 돌아보지 못하는 ‘네 탓’이 지금의 사회를 혼돈으로 몰아가고 있듯 침략을 당해 국권을 빼앗긴 것도, 식민정책에 부역하고 아부한 것도, 독립국가로서의 새 면모를 세우지 못해 깔봄을 당하는 것도 모두 ‘내 탓’이 아닌가 말이다.

마산에서 일어난 조두남 기념관 개관 저지 사태는 우리 스스로의 돌아봄을 뼈저리게 충돌질한 계기가 되고도 남았다. 선구자를 쓴 작사자는 명백한 친일 시인이다. 작곡자가 그 시를 개작했다는 것도 밝혀진 사실이다. 친일 시인과 애국기상을 드높인 선구자는 조합배열이 뒤틀어진다. 시민단체는 이 모순을 바로잡자는 요구를 줄기차게 해왔다. 민족정기를 올곧게 세우자는 이 같은 주장이 개관식 밀가루 시위로 변했다. 황철곤 시장이 허옇게 밀가루 세례를 받았고 시민단체원 3명이 구속되는 후유증을 남겼다.

이 과정에서 개관반대 시위만 난타를 당하고 본질문제는 물밑으로 숨어버렸다. 구속적부심에서 판사가 어떤 견해를 취하고 신청을 기각했는지 알지 못한다. 시민단체라면 으레 둘러쓰고 있을법한 시위전과가 죄형법정주의를 공고히 해 주었는지 모를 일이다. 그러나 시위가 과격했다는, 그래서 주동자를 치죄했다는 약정적 만족감이 판검사뿐 아니라 일반시민, 나아가서는 지도층 정서를 지배하고 있다면 일본의 우월주의 속에서 우리는 계속 팔랑개비 춤만 출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극일은 ‘내 탓’의 성찰로

국사편찬위원회 위원들이 친일인명사전 편찬과 관련한 정부지원금을 두고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사실이 드러났다. 가장 투철한 민족관과 역사관이 요구되는 이들조차 몸사림이 이골 나 있는 것이다. 친일 협력자와 그 후손들이 이 사회의 주류를 이루고 있음이다.

일본을 욕하고 탓하기 전에 일본과 일본인이 이런 우리를 어떻게 보겠는가 자문해봐야 한다. 그들의 말마따나 스스로 창씨개명하고 ‘덴조 반자이’를 외쳤던 사람들이 면면히 득세하는 한국사회로는 그들의 기를 결코 누를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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