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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남 기념관에 가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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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Weekly경남 댓글 0건 조회 1,089회 작성일 03-06-0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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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남 기념관에 가봤더니....
글쓴이:Weekly경남2003-06-07 10:54:00


객관적 진실성 빠진 회고위주 자료 전시

마산시 신포동 바닷가 구항근린공원에 위치한 조두남기념관을 찾으면 제일 먼저 가곡 <선구자>에 나오는 ‘일송정(一松亭)’이 눈에 들어온다. 일송정은 원래 중국 용정시에 있는 비암산 정상의 소나무를 뜻한다. 그 소나무 아래에서 당시 독립운동가들이 기상을 드높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오는데, 지금은 소나무가 없다. 대신 시멘트 골격에 울긋불긋한 중국식 색깔을 입힌 조잡한 정자가 서 있다.

지난 91년 <선구자>를 좋아하던 한국 사람들과 중국 동포 몇몇이 뜻을 모아 정자 아래에 선구자탑을 세웠는데, 어찌된 일인지 1년도 안돼 철거당해버렸다고 한다. 철거된 자리에는 기단 부분만 흉하게 남아 있는데, 이 기단에는 가곡 <선구자>의 발표연도를 1942년으로 표기해놓고 있다고 한다. 연길에 살고 있는 연변인민출판사 종합편집부장인 유연산씨의 말이다.

<선구자>의 발표연도가 42년이라면, 30년대 독립운동가와 용정의 동포들에게 널리 불리워졌다는 얘기는 틀린 셈이 된다. 거기에 42년으로 표기된 것도 당시 연변의 원로음악가인 김종화(82·중국 연길시)씨의 증언을 현지 학자들이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쨌든 조두남기념관의 일송정은 반듯한 정자와 함께 소나무까지 재현해놓았다. 소나무 옆에는 제3대 마산시의원들의 이름을 일일이 새겨놓은 기념식수 표제석(별도 상자기사 참조)도 서 있다. 정자 위쪽에는 용정을 나타내는 각종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그중 붉은 태양과 붉은 줄이 마치 대동아전쟁 시기 전쟁터에서 사용되던 일장기를 연상케 하는 듯 해 묘한 느낌을 준다.

기념관 현관 앞쪽에는 용정(龍井)이라는 지명의 유래가 된 용두레라는 우물 모형이 설치돼 있다. 취재팀이 이곳을 찾았을 땐 한 남자가 우물 뚜껑 위에서 낮잠을 즐기고 있었다.

기념관 내부에 들어서니 조두남의 일생을 사진과 함께 설명해놓은 판넬들이 눈에 들어온다. 한눈에 봐도 이건 별다른 역사 고증없이 조두남 자신이 자서전처럼 써놓은 글을 그대로 재구성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명백한 친일파로 판명된 윤해영도 ‘독립운동을 하던’ 또는 ‘독립투사’로 소개해놓고 있다.

안쪽으로 조금 더 들어가면 자동으로 가곡 <선구자>가 피아노곡으로 연주되기 시작한다. 놀라운 것은 조두남 선생의 밀랍인형을 사람크기 그대로 만들어 생전에 조 선생이 입던 양복까지 입혀 피아노를 치게 만들어 놓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전에 설명을 듣지 않고 갔다간 갑자기 사람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놀라기 십상이다.

그 외에도 조두남 선생이 생전에 써던 유품들을 볼 수 있다. 부인인 김민혜 여사가 모두 기증한 물품들이다.

가장 가치있는 것을 꼽으라면 기념관 안 오른쪽에 위치한 서적과 자료들이다. 조두남 선생이 생전에 소장하고 있던 책과 스크랩북, 앨범 등이 그것이다. 여기엔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50~80년대 지역에서 발간된 각종 책자들이 보관돼 있다. 또한 조두남 선생이 62년부터 7년간 예총 지부장을 맡으면서 정리해온 각종 공문과 팜플릿 등을 철해놓은 자료도 적지않은 분량이지만 잘 보관돼 있다. 아마도 예총의 역사를 엮는다면 긴요하게 쓰일 수 있는 자료다. 다만 책장 등 보관시설이 보존과학에 의해 특수하게 제작된 것이 아닌데다, 자료의 멸실이나 훼손을 방지할 장치도 달리 없어 문제점으로 제기된다.

이렇게 둘러본 기념관 내부공간의 대부분은 판넬 형식의 사진이 차지하고 있었다. 거기에 있는 사진과 글귀들은 사실 얇은 안내책자 한권에도 충분히 담을 수 있는 내용에 불과하다. 또한 그 내용이 모두 조두남 선생 자신의 회고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진실성 여부도 증명할 수 없다는 게 문제다. 따라서 판넬들이 차지하고 있는 공간만 비운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자료가 들어갈 수 있다. 이를테면 조두남 선생 외에도 마산을 거쳐간 다른 음악가들의 자료까지 충분히 전시·보관할 수 있는 공간은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향후 조두남 선생의 친일의혹에 대한 추가증언 및 자료가 나오거나, ‘선구자 안부르기 운동’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될 경우 이 기념관을 ‘마산음악자료관’으로 바꾸어도 무방한 정도의 규모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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