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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유치환 친일논란 토론회 참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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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도민일보 댓글 0건 조회 1,630회 작성일 08-01-09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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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유치환 친일논란 토론회 참관기
글쓴이:도민일보2008-01-09 10:08:23
[발언대]유치환 친일논란 토론회 참관기
지나친 이분법적 접근 '곤란'
2008년 01월 04일 (금) 김재현 교수 webmaster@idomin.com
  
 
토론회는, 통영시 의회에서 작년에 유치환(1908∼1976) 100주년 기념사업을 위한 예산안을 이미 통과시켰지만 구체적 사업진행을 두고 찬반 두 집단이 첨예하게 부딪히고 있는 상황이 그대로 반영돼, 매우 뜨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토론의 핵심 쟁점은 첫째, 청마의 출향 동기 둘째, 만주국 체류 당시의 활동 셋째, '대동아전쟁과 문필가의 각오'(1942.2.6)에 대한 해석 넷째, 세 편의 시 '수(首)' (1942.3), '전야(前夜)' (1943.12), '북두성' (1944.3) 에 대한 해석, 다섯째, 친일평가에 대한 형평성의 차이, 마지막으로 기념사업에 대한 입장 등이다.

첫째, 박태일 교수는 발표문을 통해 유치환은 종래 알려진 '지사형 탈출'을 한 것이 아니라 극히 개인적인 집안 문제(여자 문제)로 '도주형 출향'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반론자들(정해룡 통영예총회장 등)은 가족과 청마의 주위 친구의 증언을 들어 '지사형 탈출'이 맞다고 반박했고, 박 교수는 그러한 자료나 증언들은 해방 후에 나온 것으로 청마의 친일혐의를 은폐하기 위한 조작으로 본다.

둘째, 박 교수는 만주국 체류 시 친일활동은 '개인 도주형 출향'으로 인한 자연스런 결과이며, '하얼빈 협화회' 등에 근무하면서 '협화, 개척', '대동아공영'의 이념을 적극적으로 실천한 친일파로 규정한다. 이에 대해 홍정선 교수는 박 교수의 주장은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추측성 주장이라고 반박한다.

셋째, 박 교수는 '대동아전쟁과 문필가의 각오'는 '황민화'와 '대동아전쟁' 참여를 부추기는 내용으로 청마의 친일행적을 명백히 보여주는 결정적 자료로 본다. 이에 대해 김열규 교수는 이 글은 없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하면서도 당시의 문필가들 대부분이 써야 했던 규격화된 '관용어'이자 '상투어'였다고 변호한다. 그러나 이 글에 대해 청마는 일제에 대한 협력의 책임을 어느 정도 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넷째, 박 교수는 '들녘', '수(首)', '전야(前夜)', '북두성' 등 일련의 부왜(附倭)시문들은 청마의 만주국 도주 동기와 만주에서의 활동, '대동아전쟁과 문필가의 각오'란 글로 미루어볼 때 자연스럽고도 당연한 친일의 산물로 본다. 이에 대해 김열규, 홍정선 교수는 '읽기의 어려움', '시 해석의 다양함', '시어(詩語)의 모호성' 등 때문에 박 교수처럼 단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반론했다.

다섯째, 박 교수의 청마에 대한 친일평가는 다른 문인들(이태준, 안수길, 김정한, 권환 등)과 비교해 형평성에 문제가 있음이 지적됐다. 이에 대해 박 교수, 김재용 교수는 청마가 대표적 친일시인은 아니지만, 친일 행적이 있는 것을 사실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박한용(민족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은 기념이란 사회적 행위이며 공공적인 성격을 가지므로, 지자체나 정부의 기념사업은 역사적, 교육적인 차원에서 매우 신중하고 책임 있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통영시의 기념사업에 대해 비판했고, 박 교수는 청마를 대표적 민족시인으로 기념하려 하기 때문에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홍 교수는 청마기념사업은 독립운동가가 아니라 시인 유치환을 기념하는 것이며, 그 이유도 청마의 인격이 아닌 작품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기념사업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표명했다.

끝으로 몇 가지 문제를 제기하자면 우선, 역사해석의 객관성 문제이다. 대부분의 경우 '역사적 사실'은 '발견된 자료'의 '해석'에 의해 드러난다. 박 교수가 다양한 자료를 토대로 청마의 친일에 대해 치밀하게 논증했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출향 동기 같은 경우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라 하더라도 이미 식민지 상황에 의해 규정되는 개인이기 때문에 복합적인 행위자로서 인간의 실상을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내야 할 것이다.

시 해석도 더러 친일적 혹은 친만주국적인 단어나 문구들이 있더라도, 당시 일제의 검열정책이 특정 단어나 어구의 적극적인 권장 또는 강요였음을 고려한다면, 액면 그대로만 이해해서는 안 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필자는 '친일시인인가 아닌가'라는 이분법적 문제설정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이분법적 문제설정 때문에 서로의 입장 차이를 좁히며 역사적 진실에 접근할 수 있는 생산적 토론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역사적 진실에 가까이 갈 수 있는 토론회가 지속하기를 기대한다.

/김재현(경남대 인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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