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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마 친일논란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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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도민일보 댓글 0건 조회 876회 작성일 06-11-08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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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마 친일논란을 보며
글쓴이:도민일보2006-11-08 14:49:32
[사설]청마 친일논란을 보며

 

경남도민일보 webmaster@idomin.com

 

 

2004년에 이어 청마 유치환을 둘러싼 친일논란이 또다시 불붙고 있다. 논란의 주체는 통영 문인협회와 전교조 경남지부다. 통영 문협이 청마우체국 개명과 청마를 기리는 편지쓰기 대회를 열려고 하자, 전교조 경남지부가 친일의혹을 제기하면서 대회백지화 등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친일행위를 했더라도 시만 잘쓰면 된다”는 그릇된 역사관을 우려했고, 통영문협은 청마의 문학적 업적으로 미뤄 충분히 그런 행사를 할만하다는 입장이다.

청마의 친일여부에 대해선 이미 2년전 김재용 원광대 한국어문학부교수 등 관련 전문가 등이 밝힌 것처럼 친일로 해석할 충분한 개연성이 있다. 내용중 ‘비적’이 뜻하는 바가 무엇이냐에 대해 논란이 분분했던 ‘수’라는 작품이 굳이 아니어도, ‘전야’ ‘북두성’ 등에서도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 ‘전야’는 학병의 지원을 촉구한 작품으로 유치환의 친일 행적을 가장 잘 보여준다. ‘화려한 새날의 향연이 예언’되는 역사의 전야에 조선 출신의 학병들이 정복과 승리의 노래를 불러야 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더구나 이 시가 실린 1943년 12월호 <춘추>라는 잡지 자체가 당시 학병 특집이었다고도 했다. ‘북두성’에 대해 김교수는 ‘전야’의 연장선에 있는 작품이라고 해석했다.

통영문협측은 물론 반발하고 있다. 일부가 문학세계 전부를 규정할 수 없다는 반박도 있을 수 있다. 좋은 교사였다는 주장도 한다. 그러나 일부일지라도 사람은 가도 글은 남는 것이다. 주옥같은 작품이 많음에도 서정주가 지탄을 받고, 이은상이 마산에서 그 이름자 달린 기념관을 남기지 못하는 것도 다 그런 이유다. 굳이 하려면 청마의 작품세계와 행적에 대한 토론회 등을 먼저 여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시대가 평안할 땐 누구나 좋은 말하고 좋은 글 쓸 수 있다. 그러나 결단이 요구되는 시기라면 다르다는걸 우리는 잊어선 안된다. 일제 말 어쩔 수 없이 친일했다는 자들이 넘칠 그 시기에도 독립투사들은 전 재산을 나라에 갖다 바치고, 만주 허허벌판에서 풍찬노숙했고, 차디찬 감옥에서 알아주는 이 하나 없이도 죽어야 했다. 더 이상 우리 후손들은 그들의 피땀을 더럽혀선 안된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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