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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남'기록관'도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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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주완 댓글 0건 조회 1,167회 작성일 03-06-06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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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남'기록관'도 안된다.
글쓴이:김주완2003-06-06 14:19:00
view]조두남 ‘기록관’도 안된다


김주완(위클리경남부장) /




조두남기념관-노산문학관-문신미술관-3·15의거기념관, 그리고...

조두남의 친일혐의가 확인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물음에 마산시는 “공과 과를 함께 전시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맞는 말인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이건 터무니없는 얘기다. 사람의 이름을 딴 기념관이라는 건축물 자체에 이미 그의 정신을 이어받자는 가치판단이 개입돼 있기 때문이다. ‘이완용 기념관’이 건립될 수 없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만일 그런 식이라면 아무나 기념관을 지어 공과 과를 함께 전시하기만 하면 그만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박정희 기념관도 그렇다. 그 역시 공과 과가 엇갈리고 있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사람이나 단체의 면면을 보면 모두 박정희 추종자들이다. 따라서 기념관을 건립하자는 발상 자체가 그의 업적을 기리자는 의미에서 나온 것임은 말할 나위가 없다.

노무현 정부가 출범한 뒤, 이 논란은 명쾌하게 정리됐다. ‘찬반이 엇갈리는 특정인의 기념관은 그 사람을 존경하는 사람들이 돈을 거둬 지으면 된다’는 것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지을 경우, 그를 존경하지 않는 사람들의 세금도 어쩔 수 없이 포함된다. 그건 국민적 공감대를 필수조건으로 한다.

마산시민은 물론 전국민적 공감대에 따라 아무 탈없이 건립된 기념관도 있다. 바로 3·15의거 기념관이다. 이 기념관이 조두남 기념관이나 노산(이은상)문학관처럼 찬반논란을 겪지 않았던 것은 특정인물의 이름이나 호를 따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신미술관도 만일 처음부터 마산시의 예산으로 지었다면 시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을 것이다.

그러면 김주열 열사 기념관을 짓자고 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김주열 열사는 그야말로 온 국민이 공감하는 3·15의거의 열사이다. 그러나 그 또한 이름을 딴 기념관을 짓자고 했다면 많은 논란을 빚었을 게 틀림없다. 심지어 아무런 돈도 들지 않는 ‘김주열 거리’ 명명 건도 특정인물의 이름을 딴 거리는 안된다는 논리로 좌절됐지 않은가.

나는 3·15의거 기념관의 설계 심의위원으로 전시물 기획논의에 참여한 바 있다. 그 과정에서 3·15의거 가해자들의 이름과 그들의 죄상도 전시물 속에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초 기획안에는 그들 가해자에 대한 내용이 전혀 들어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이용범·허윤수·박종표·서득룡·손석래·강상봉·이필재 등 가해자들의 이름이 기념관 한 켠을 차지하게 됐다.

심지어 온 시민이 공감하는 3·15기념관에 가해자의 이름이 들어가는 것도 이처럼 쉽지 않을진대, 조두남기념관과 노산문학관에 그들의 죄상을 기록하는 것은 또 얼마나 어려울지 짐작이 간다.

조두남기념관이나 이은상문학관을 짓자고 주장해온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대개 그들과 비슷한 삶의 이력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역대 정권이나 관청과 친하게 지내온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조두남과 이은상이 지역에서 존경받게 되면 더불어 자신들의 삶도 정당성을 획득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이미 다 지어놓은 건물을 어쩌자는 말이냐는 반론도 나올 수 있다. 그말도 맞다. 건물을 허물어버릴 순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결국 이름을 바꾸는 수밖에 없다. 조두남기록관도 안된다. 조두남전시관도 우스꽝스럽다. 그냥 마산음악사료관이라고 하든지, 마산문학관이 가장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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