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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환 ‘전야’ 원본공개 ‘학병지원 촉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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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도민일보 댓글 0건 조회 986회 작성일 05-12-13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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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환 ‘전야’ 원본공개 ‘학병지원 촉구’ 논란
글쓴이:도민일보2005-12-13 16:32:34
유치환 ‘전야’ 원본공개 ‘학병지원 촉구’ 논란

김훤주 기자 / pole@dominilbo.com


<춘추> 대동아전쟁 2주년특집

유치환(1908~67) 시인의 친일시 가운데 하나로 지목돼 온 ‘전야(前夜)’가 실린 월간지 <춘추(春秋)> 1943년 12월호(제4권 제11호)가 국회도서관에 소장돼 있는 것이 29일 확인됐다.

쇼와(昭和) 18년 12월 1일자로 발행된 이 잡지 120~121쪽에 모두 6연 22행으로 돼 있는 ‘전야’가 있는데 몇 년 전부터 친일 작품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등 논란이 계속돼 왔다.

이 논란은 여태까지 ‘전야’가 거의 알려지지 않은 상태여서 지지부진했으나 이번에 작품 원문이 처음 공개됨으로써 친일 작품 여부 논란이 크게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1연은 “새 세기의 에스프리에서/ 뿔뿔이 악상(樂想)을 빚어/ 제가끔 음악을 연주하다.”로 돼 있으며 2연과 3연 “사(死)-생(生) 파괴-건설의 신생과 창설/ 천지를 뒤흔드는 역사의 심포니-.// 청각은 신운(神韻)에 매료되고/ 새 세대에의 심장은 울어 울어/ 성상(聖像) 아래 마적(魔笛)은 소리를 거두다.”로 이어진다.

여기에 나오는 ‘천지를 뒤흔드는 역사의 심포니’와 ‘신운’ ‘새 세대에의 심장’ ‘성상’은 모두 ‘마적’과 대립을 이루는 것으로 읽힌다. 일제가 41년 12월 8일 진주만 기습으로 일으킨 태평양전쟁을 대동아공영을 위한 성전이라 하며 청년 학도가 출전해야 한다고 선전한 데 비출 경우 뜻은 뚜렷해진다.

또 121쪽에는 4~5연 “경이한 신기(神技) 가운데/ 섬과 섬이 꽃봉오리처럼 터지다/ 삼림과 삼림이 울창히 솟다./ 무지개와 무지개 황홀히 걸리다.// 장밋빛 무대 위에/ 열연(熱演)은 끓어올라/ 악옥(樂屋) 싸늘한 벽면 너머로/ 화려한 새날의 향연이 예언되다”와 6연 “종막이 내려지면/ 위대한 인생극에로 옮길/ 많은 배우 배우들은/ 새 출발의 그 연륜에서/ 정복의 명곡을 부르려니/ 승리의 비곡(秘曲)을 부르려니-.”가 실려 있다.

이 또한 ‘(예언되는) 새날의 향연’은 ‘(태평양전쟁의) 종막’으로 연결되며 ‘(학도병으로 나선) 배우’들은 ‘(종막 이후) 새 출발의 연륜에서’ ‘정복과 승리의 곡조’를 부르리라는 것이다. 작품의 제목 ‘전야’는 전쟁 승리의 ‘전야’가 되는 셈이다.

국회도서관 소장…작품 해석 놓고 이견

원광대 김재용 교수는 지난달 7일자 <한겨레> 기고문 ‘유치환의 친일 행적들’을 통해 “‘화려한 새날의 향연이 예언’되는 역사의 전야에 조선 학병들이 정복과 승리의 노래를 불러야 한다”가 시의 취지라며 “유치환의 친일 행적을 가장 잘 보여준다”고 밝혔었다.

반면 국민일보 문일 기획취재부장은 지난 24일자 ‘데스크 칼럼 - 죽은 시인의 비애’에서 “김 교수의 주장은 ‘화려한 새 날의 향연’이라는 대목이 ‘역사의 전야에 조선 학병들이 정복과 승리의 노래를 불러야 한다는 뜻’”이라 정리한 다음 “(이는) 청마의 시상과 시어에 무지한 채 글자 하나하나에 매달리는 견강부회”라 잘라 말했다.

하지만 문 부장은 작품 ‘전야’의 마지막 두 행에 ‘정복’과 ‘승리’가 바로 나와 있는 데 대해서는 아무 언급도 하지 않았다.

이는 지난달 14일자 <한겨레>에서 한 변세화(청마문학회 회원) 시인의 반론에서도 되풀이됐다. 당시 변 시인은 “‘전야’의 전편을 읽어봤지만 한구석도 학병의 지원을 촉구한 대목도, 친일 행적도 보이지 않는다”고 했을 뿐 구체적인 작품 내용은 내어놓지 않았었다.

또 이 시의 친일성을 이보다 앞서 공식 거론한 경남대학교 박태일 교수도 올 5월 펴낸 <경남·부산 지역 문학 연구 1>에 실은 논문 ‘경남 지역 문학과 부왜 활동’(2002년 4월 11일 경상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제1회 쟁점 학술 토론회서 발표) 110쪽에서 ‘전야’의 내용은 소개하지 않고 이름만 올렸다.

한편 ‘전야’가 실렸던 <춘추> 43년 12월호는 이른바 ‘대동아전쟁’ 2주년을 맞아 ‘출진하는 청년학도에게 고함’을 특집으로 꾸렸으며 ‘편집후기’에서 “학병. 얼마나 성스럽고 숭고한 이름이냐. (……) 앞날에 학병의 총검은, 그 성광(聖光)을 아세아에 빛낼 것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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