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통영 문협, 통영 예총이 추진해온 통영중앙우체국의 ‘청마 우체국’ 개명 반대와 통영시가 운영하고 있는 청마 문학관과 청마문학상 시상에 대해 적어도 청마유치환의 친일 의혹을 명명백백하게 규명하고 그 결과에 따라 위의 사업들을 진행하라는 우리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로 인해 이를 제기한 단체나 개인은 추진 측으로부터 엄청난 인격적 모독과 비난․비방에 시달린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역사는 끝내 진실의 편에 선다는 대의와 확신 속에서 소모적 대응을 자제 하여 왔으나 지난 2004년 7월 3일 청마 유족의 명의로 3.1동지회 통영지회 허만기 회장과 민족문제연구소 통영모임 최정규 대표, 경남 민족 작가회의 회원인 이응인 시인에 대하여 명예훼손 혐의로 창원지방검찰청 통영지청에 고발장이 접수되었다. 우리의 문제제기는 청마 개인에 대한 비방과 음해를 목적으로 하지 않았으며, 유가족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자 함은 아니었으나, 법정고발에 이르게 된 현실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 우리는 ‘청마 유치환’ 개인에 대해 비방하거나 음해하여 명예를 훼손할 의도는 추호도 없으며 그럴 이유도 없다. 다만 청마의 문학과 행적이 그동안 전문가들의 저서나 논문에 의하여 친일 의혹이 제기되어 왔고, 이충무공의 호국 정신과 3․1 독립 운동의 얼이 살아 숨쉬는 통영의 역사적 정체성을 감안하여 공공적 입장에서 충분한 연구와 검증에 따라 청마유치환의 기념사업들이 추진되어야함을 제시 했을 뿐이다.
― 우리는 청마유치환의 친일문학 의혹과 친일행적 의혹에 대하여 학문적․문학적 검증과 역사적 평가를 수행할 수 있는 객관적 공식기구인 「청마유치환 친일의혹 진상규명 공동조사단」을 구성할 것을 통영문인협회, 통영예총, 그리고 통영시에 각각 제의하며 이 공동 조사단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청마 우체국 개명 사업 추진과 청마 관련 각종 기념사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청한다.
― 우리는 청산되지 않은 역사가 후세까지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희망하며, ‘청마우체국’ 개명과 관련한 모든 법정 문제에 사심없이 당당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