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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영만 -친일·친독재 인물 기리는 사업은 절대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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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마이뉴스 댓글 0건 조회 793회 작성일 04-01-04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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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영만 -친일·친독재 인물 기리는 사업은 절대 안돼
글쓴이:오마이뉴스2004-01-04 19:28:00
"친일·친독재 인물 기리는 사업은 절대 안돼"
[인터뷰] 조두남·이은상기념관 반대 주도 희망연대 김영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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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만 대표.
ⓒ2003 오마이뉴스 윤성효
전국적으로 여러 자치단체마다 향토 출신 인물을 기리는 작업이 한창이다. 무슨무슨 가요제를 여는가 하면 생가를 복원하고 기념관을 짓기도 한다.

마땅히 기릴만한 대상이 되는 인물이라면 당연히 해야 한다. 그러나 과거 행적이 깨끗하지 못한 인물을 기리는 사업을 벌여 논란을 빚는 사례가 많다.

대표적으로 마산의 조두남기념관과 이은상문학관이 그렇다. 조두남은 친일 혐의가, 이은상은 친독재 혐의가 드러난 인물. 마산시는 국비까지 지원받아 기념관을 지었다. 기념관 이야기가 나온 1999년부터 지역사회에서는 반대운동이 끊임없이 이어져왔다.

온갖 논란 끝에, 마산시는 각계각층에서 참여한 시민위원회에 결정을 위임했다. 시민위원회는 8일 이은상문학관은 마산문학관, 조두남기념관은 마산음악관으로 각각 명칭을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비슷한 논란을 겪고 있는 다른 자치단체에 하나의 사례가 될 것이다.

조두남과 이은상의 기념관을 혈세를 들여서까지 지어서는 안된다며 5년동안 반대운동을 벌여온 단체가 있다. 바로 마산 열린사회희망연대다. 회원들은 지난 5월 29일 조두남기념관 개관식 때 황철곤 시장을 향해 밀가루를 던져 구속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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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t_f.gif친일-독재협력자 이름 딴 '기념관'에 철퇴

이 단체를 이끌고 있는 김영만(58) 상임대표를 만나 그동안 감회와 함께 앞으로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 '이은상 문학관'과 '조두남 기념관' 반대운동을 언제부터 시작했나.
"열린사회희망연대가 1999년 7월 창립하면서 중요한 사업목적 중의 하나가 친일·친독재 잔재 청산과 역사 바로세우기였다. 따라서 이은상문학관 반대는 그때부터 시작했으니 4년반 정도다. 조두남기념관과 관련해서는 그동안 <선구자> 작곡의 의혹에 대한 문제만 간간이 제기하다 기념관 폐지운동을 본격적으로 하게 된 것은 2002년 하반기부터라 할 수 있다."

- 마산시 시민위원회에서 두 기념관의 명칭을 변경하기로 결정했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당연히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우리가 그동안 제기했던 본질적인 문제는 단순히 기념관 명칭의 변경이 아니었다. 친일·친독재 인물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와 그에 따른 기념관 사업계획 자체를 폐기하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마산시는 이를 무시하고 정부로부터 재정 지원까지 받아 기념관 건축을 강행해 왔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볼 때 시민위원회의 명칭변경이라는 결정은 최악에서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평가 할 수 있다."

- 이번 결정이 희망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의 지속적인 문제제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 본다. 반대운동을 확산시키기 위해 주로 어떤 활동을 했는가.
"솔직히 말해서 많이 지쳤다. 힘들다. 방송토론회와 언론 지면을 통한 찬반 논쟁이 수도 없이 많았다. 기자회견이며 1인시위, 항의방문 등도 했다. 그러다가 5월 29일 '조두남기념관' 개관식 때 결국 밀가루 투척사건으로 회원 3명이 구속되고 다른 회원 4명이 200만원이나 되는 벌금형까지 받았다. 그때가 제일 힘들었다."

- 밀가루 투척사건에 대해 항소심이 진행중으로 아는데, 이번 결정이 재판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총 7명이 기소되어 재판을 받았다. 3명은 징역형과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4명은 벌금형이었다. 검찰과 재판부는 친일이나 친독재에는 애초부터 관심이 없었다. 단지 권위에 도전했다는 사실을 중요하게 고려했다. 시민이 사회질서나 관에 도전했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추어 재판을 했다. 이번 명칭변경 결정이 재판에는 별로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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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만 대표가 이은상문학관 반대를 주장하며 1인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왼쪽). 5월 29일 조두남기념관 개관식에 반대하다 경찰에 연행되는 김영만 대표(가운데).
ⓒ2003 희망연대

"솔직히 많이 지쳤다" 조두남기념관 반대하다 구속되기도

- 언젠가 펼침막(현수막)을 리어카를 달고, 시내를 돌아다니며 24시간 동안 1인시위를 한 적도 있다든데.
"그랬다. 3년 전이다. 이은상문학관 반대운동을 할 때였다. 하필이면 그날이 그 해 여름 중 제일 무더운 날로 기억이 난다. 아스팔트가 녹아 구두바닥이 쩍쩍 올라붙어 발걸음조차 떼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하루 종일 물만 마시고 온 시내를 돌아다녔는데 그 덕분에 지역에서 아주 독종으로 소문이 났다."

- 명칭이 바뀌었지만, 조두남과 이은상의 예술적 평가를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어떤 전문가들은 일부의 작품에 대해서도 문제제기를 한 것으로 안다. 그 분야는 우리가 문외한이라서 무어라 말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그동안 마산시민들이라면 누구라도 두 사람을 우리 고장의 자랑스러운 인물이나 위대한 업적을 남긴 문화예술인들로 생각해 온 것은 틀림없었다는 사실이다. 거기에는 변함이 없다. 단지 친일과 친독재의 행동에 대해서는 평가를 제대로 하자는 것이었다."

- 예술적 평가 때문에 기념관 반대운동이 더 어려웠다고 보여지는데.
"그야 말할 필요도 없는 일이었다. 그 분들은 많은 제자를 길러냈다. 그 제자들은 몇몇 문화예술단체에 종사하고 있었으며, 언론계에서도 그 분들의 업적을 기려 해마다 정기적으로 무슨 행사를 할 정도였으니. 한마디로 그 분들을 추종하는 세력들은 우리 지역에서 문화권력이었다. 그런 문화권력과 맞서 싸워나가는 데도 힘들었다."

- 이번 결정에 대해 음악과 문학적 업적보다는 개인사에 있어 작은 과오에 더 큰 비중을 두었다는 지적도 있는 것 같은데.
"애초 우리가 이 문제를 제기할 때 누군가 사재를 털어 짓는 기념관이라면 그냥 보아 넘길 수 있었다. 그런데 국민들의 세금으로는 짓는다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 그럴 정도의 인물이라면 단순한 업적뿐만 아니라 삶의 발자취도 국민의 표상이 되어야 하는 분이라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라가 망하고 국민들이 고통당할 때 적당한 처세주의로 살다가 오직 천재적인 문화예술적 재능과 업적만 있다고 해서 후대에까지 존경받는 인물이 된다고 하면 어떻게 되겟는가. 우리는 후손들에게 '언제나 불의와 타협하고 기회주의자로 살아도 좋다, 단 전 국민들이 다 좋아하는 시 한 줄 곡 하나만 남겨라, 그러면 너는 만대로 존경받을 것이다'라는 것을 가르치는 꼴이다. 도저히 인정할 수 없었던 것이다."

- 이번 마산의 사례가 전국의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줄 것 같은데.
"지방자치제가 부활된 90년대 이후부터 전국 곳곳에서 이와 유사한 기념사업으로 시시비비가 끊이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마산의 사례가 유사한 문제로 진통을 겪고있는 여타 지방자치단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한다. 마산시가 친일·친독재 청산을 염두에 둔 처리까지 감안해서 마무리한다면 아마 이번 결정이 역사적 사건의 중요한 사례로 남을 것이다."

- 시민위원회의 결정은 나왔지만, 정작 추진을 하고 있는 마산시의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그런 일은 없겠지만 만에 하나라도 이번 결정이 반영되지 않는다면?
"마산시의회에서 반발하는 의원이 몇 명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마산시가 뒤늦게나마 자신들의 오류나 문제의 심각성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선택이 있을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조두남 기념관 문제는 자칫 명의만 변경하고 사실 내용은 조두남 기념관과 다를 바 없는 음악관으로 될 소지가 많다. 그렇게 된다면 문제가 재연 될 수도 있다."

- 앞으로 계획은?
"해방 이후 친일 청산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그동안 상식도, 원칙도 통하지 않는 사회가 된 것이다. 얼마 전 대전 국립묘지에 이장된 김창룡(자유당 시절 특무대장)의 묘를 들어내라는 운동이 일어난 것으로 안다. 이제는 지역을 넘어 우리 사회 전반에서 청산되지 못한 친일·친독재 문제에 적극 개입할 생각이다."

마산지역 시민사회단체 명칭변경 환영 성명 줄이어

'조두남기념관'을 '마산음악관'으로, '이은상문학관'을 '마산문학관'으로 바꾸기로 '마산시 시민위원회'가 결정하자 시민사회단체가 환영 성명을 계속 내놓고 있다.

경남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은 10일 성명에서 "시민위원회의 결정을 환영하는 바이며 그동안 시민위원회의 활동에 대하여 진심으로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 명칭과 기념인물의 확대만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 문제의 핵심이었던 친일·친독재 내용도 분명히 제거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 이 단체는 "이번 결정은 앞으로 지역에서 민족을 배반하고 독재권력에 협력한 사람들은 존경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시민위원회의 이런 역사인식에 대한 분명한 입장 표명은 많은 시민들로부터 환영받을 일"이라 설명. 그러면서 "마산시는 친일 혐의가 명백한 윤해영의 <선구자>비를 즉각 철거하여 마산시 시민위원회의 입장을 존중해주기를 당부 드린다"고 호소했다.

마산YMCA도 같은 날 성명을 내고 "두 건물의 명칭변경 결정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면서, "이번 결정은 두 예술가의 음악적·문학적 우수성을 떠나 개인행적에 대한 역사적 평가에 기초한 것으로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마창진참여자치시민연대는 "시와 시의회는 시민위원회의 결정을 겸허하게 수용하기를 촉구한다"면서, "제대로 된 역사 평가없이 유명인사 기념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좋은 선레가 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 윤성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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