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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남기념관을 바라만 볼수는 없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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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희망연대 댓글 0건 조회 1,190회 작성일 03-07-08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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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남기념관을 바라만 볼수는 없지 않나"
희망연대   

 "조두남기념관을 바라만 볼수는 없지 않나"
[옥중인터뷰] 희망연대 김영만 대표


친일논란으로 전국적 쟁점이 된 조두남 기념관 개관 저지 혐의로 현재 마산 교도소에 구속 수감돼 있는 희망연대 김영만 대표를 1일 오전 옥중에서 만났다.

<경남도민일보> 김주완 기자는 <말>지 7월호에서 김영만 대표에 대해 "우직하다"고 표현했다. 그는 또 지난 99년 희망연대 김영만 대표와 공동으로 연합전선을 형성하며 독재부역과 친일의혹이 있는 이은상 문학관의 건립을 반대해 왔던, 지난날 그 보이지 않는 적과의 싸움을 증언했다.

그의 증언에 따르면 이은상 문학관 논쟁으로 너무 지쳐 후에 "조두남 기념관 개관 문제가 닥쳤을 때, 솔직히 개입하고 싶지 않았다"고 술회한다. 지역 근현대사의 쟁점에 대해 그 역시 우직한 글쓰기를 해왔던 터라 그의 솔직한 심정에 조금 놀랐다.

그렇다면 김영만 대표는? 옥중에서 만난 김영만 대표는 밖에 있을때보다 훨씬 건강하고 활기가 넘쳤다.

다음은 김영만 대표와의 일문일답.

-얼굴이 밖에 있을 때보다 더 좋아보인다.
"사실 좀 쉬고 싶었다. 시간을 내어서 좀 쉬어야지 했는데, 자꾸만 일이 터져 쉬지 못하고 매달려 있었는데, 자의는 아니지만 이렇게라도 쉬고 있으니 다행이다. 아마도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을 한 덕분에 지금은 몸이 무척 가볍다."(웃음)

-구속적부심이 두번이나 기각되었다. 어떻게 생각하나.
"법원이나 검찰이 참 보수적이란 생각을 다시 한번 했다. 밀가루를 뿌리고 개관식을 저지하게 된 사건 자체의 배경과 그 사건의 의미보다 밀가루를 던진 사건 자체만을 가지고 판단을 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자신들이 밀가루를 맞은 것처럼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마산 시장이 밀가루 세례를 받았지만, 그건 조두남 기념관을 비롯한 잘못된 역사를 옹호하는 사람들에게 던진 것이고, 바로 잡자는 것이다."

-그런데 사건 발생 직전에 가진 '마산MBC 아침을 달린다'와의 인터뷰때만 해도 기념관 명칭문제를 비롯해 쟁점사항들이 좋은 방향으로 해결될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애초부터 밀가루를 던질 생각이었나?
"애초에는 밀가루를 던질 계획이 전혀 없었다. 개관 당일에 작곡가 조두남 선생의 유족들도 현장에 있을 거라는 생각도 했고, 지역의 많은 인사들이 참여하는 행사이기 때문에 강경하게 저지할 생각은 아니었다.

다만, 기념관 건물 옆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을 했는데 행사 당일 아침에 기념관으로 들어가는 입구 바닥에 밀가루를 뿌려 놓을 생각이었다. 그렇게 하면, 개관식이 지연되고, 상징적이나마 개관식을 반대한다는 우리의 주장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개관 당일 아침에 경찰병력이 300명 가까이 미리 투입되어 희망연대 회원들이 개관식장에 접근하는 것 자체를 원천 봉쇄했다. 그래서 주위를 둘러보니까 개관식을 저지하기 위해 쓸 수 있는 것이라고는 밀가루 밖에 없었고, 그래서 밀가루를 봉투에 싸서 호주머니에 넣고 식장으로 들어간거다.

-최근 <말>지에 <경남도민일보> 김주완 기자가 조두남 기념관과 관련한 기사를 쓰면서 이은상 문학관(노산문학관) 문제로 너무 지쳐 있어서 사실 조두남 기념관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개입하고 싶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는데, 보았는가? (이야기를 들었다) 김 대표께서도 솔직히 그런 마음이 들지 않았나?
"사실 그랬다. 김 기자처럼, 나뿐 아니라 희망연대 회원들이 노산문학관 논쟁으로 많이 지쳐 있었다. 하지만 친일의혹이 있는 조두남 기념관 문제를 바라만 볼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러나, 처음 조두남 기념관과 관련해 마산시의 계획이 나왔을 때에는 조두남의 친일의혹보다는 선구자의 작사자인 윤해영의 친일행적에 대한 자료만 있었고, 그래서 몇차례 회의를 한 결과 심증만 있고, 뚜렷한 친일의혹이 없는 조두남 문제를 처음에는 거론하지 않기로 했다.

그런 가운데 기념관 공사는 진행되었고 그러면서 고민도 많았다. 하지만 공식적인 물증이 없는 상태에서 반대를 하기에는 명분이 약했다. 그 와중에 <말>지에서 조두남의 친일의혹을 공식적으로 제기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도 마산시에 공식적으로 의혹이 있는 부분에 대해 중국 연변에 대한 현지 조사를 하고 개관 유무를 결정하자는 제의를 했고, 마산시에서도 그렇게 약속을 했다.

그런데 약속 이행을 차일피일 미루던 마산 시장이 갑자기 조두남 기념관을 개관을 강행하겠다는 방침을 언론에 밝혔다. 그래서 우리도 천막농성으로 대응하다 개관식을 저지하게 된 것이다.

-사실 조두남 기념관은 전 시장인 김인규 시장이 시작한 것 아닌가. 황철곤 시장이 무리하게 기념관 개관을 강행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문화권력(토호세력)이 그렇게 무섭다. 누가 마산시장이 되든 우리 지역의 문화권력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게 무리수를 둔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인터뷰가 이쯤 진행되자, 교도관이 몇번 일어섰다 앉았다 한다. 김 대표의 말이 좀 빨라졌다.

-조두남 기념관 문제가 김 대표를 비롯한 열린사회 희망연대로 인해 우리 지역에서 전국적인 사안으로 발전했다. 개혁당 김원웅 대표도 지난달 26일 관련 기자회견을 통해 국비나 지방비로 친일파를 기념하는 것을 금지하는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는가 하면, 일부에서는 3·15 정신을 지키는 마산의 자존심이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 이런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웃음) 의도하고 한 행동이 아니었다. 그리고 친일의혹이 있는 인물에 대해 정확한 검증 작업을 거치지 않고 기념관을 개관해서는 안된다는 생각 이상도 이하도 아닌 행동이었다. 하루 빨리 연변 현지 조사를 비롯한 후속작업을 하기를 바란다."

-석방되기까지 어떻게 지낼 생각인가.
"책도 읽고 그동안 앞만 보고 걸어왔던 시간들에 대해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가지고 싶다. 어쩌면 마지막일 수도 있는 좋은 기회다. 긴 숨을 쉬며 앞으로의 시간들을 준비할 생각이다."

-김 대표가 빨리 나와야 일이 진척이 될 것 같다.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길 기대한다. (웃음)

빗길을 뚫고 교도소에 왔는데, 인터뷰를 마치고 문을 나서자 햇살이 군데군데 기둥을 세워놓고 있다. 한참을 이 생각 저 생각하며 걸어가다 문득 뒤를 돌아보니, 김영만 대표가 아직도 그 자리에 서 있다.
 

2003-07-08 13:11
2003-07-08ⓒ희망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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