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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 이야기'를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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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희망연대 댓글 0건 조회 1,483회 작성일 08-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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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 이야기'를 아십니까?
20만이 넘는 정신대 할머니들의 한은 누가 풀 것인가!
오승주   
뭐와 뭐는 같이 온다더니 딱 그 말이 맞다. 며칠 전에 유엔규약인권위원회가 지난달 30일 처음으로 일본 정부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법적 책임을 인정하고 사죄하라고 권고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그런데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현직 일본 자위대 항공막료장(공군 참모총장) 타모가미 토시오가 한국에 대한 식민지 지배와 일제의 침략전쟁을 정당화하는 망언을 쏟아냈다. 곧바로 일본 정부는 공식 입장과 다르다면서 그를 해임했지만 어딘지 모르게 찝찝함은 어쩔 수 없다. 마치 짜고 치는 고스톱 같다는 느낌.

2007년 1월 경에 이런 기사가 났다. ‘일제 전범의 딸, 한국인을 냉혹한 가해자로 묘사. 한인 학생, 학부모 수업거부 교재 금지 운동. 국내 출판시 별 문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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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거부를 한 허보은양과 어머니
2008-11-03ⓒhopenews

사건의 개요는 이렇다. 미국 보스톤의 허보은(12) 양이 배우는 교재 중에 일제 패망 전후 한 가족의 고난을 다룬 소설이 있는데 그 속에 한국인을 오히려 성폭력적, 인간적 폭도로 묘사하고 있어 어머니와 함께 그에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출판된 이 책은 그런 부분은 쏙 빼고 소설적 가치만을 보고 평가 하고 있고 역사 왜곡과 맞물려 사건화 되어 판매 부수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일본의 태평양 전쟁 패망 조짐이 확실해진 시점에 본국으로 돌아가려는 열두 살 요코와 가족이 겪어야 했던 시련을 그린 자전적 소설이다. 오빠를 북한에 두고 천신만고 끝에 고향인 일본에 도착했지만 폭격으로 부서진 그곳의 현실은 더욱 비참하기만 하다. 가족과의 이별과 절박한 굶주림을 묵묵히 견뎌야 했던 어린 시절의 작가는 아무리 괴롭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생명의 존엄과 사랑, 타인을 이해하려는 태도'를 잊지 말하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1986년 미국에서 ‘So Far from the Bamboo Grove’로 출판하여 최소 13년 정도는 교재로 사용해 왔고 국내에서는 이미 2005년 ‘요코 이야기’란 제목으로 출간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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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03ⓒhopenews

작가의 말을 그대로 인정하고 “미국 교과과정 필독서로 선정되어 수많은 청소년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책” “미국 영문학 교사 위원회, 학부모 위원회, 미국 유수의 도서관에서도 연이어 ‘청소년을 위한 좋은 책’으로 선정되어 빼어난 작품성과 높은 교육적 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다.” 라는 광고성 짙은 출판사의 서평을 그대로 수용한다면  여기까지는 별 문제가 없다.
막말로 외국의 영화나 출판물에서 잘못된 한국인 묘사는 - 지나치게 낭만적 환상적이거나 악의적인 ‘어글리 코리안’ - 찾으려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전시 상황에서는 그 어떤 일이 일어나도 이상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라면 베트남 전쟁에 관여한 우리들 역시 전쟁 범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고 지구상의 어느 국가나 민족 역시 마찬가지 일 것이다. 또 단순하게 우리를 삐딱하게 묘사했다고 꼬투리를 잡아 싸잡아 비난할 수만도 없다.
그러나 세상일이란 게 그런가! 특히나 우리가 직접적인 당사자인데! 하지만 적어도 일정 정도의 교양을 쌓은 사람이라면 -단순히 학문적 수위를 말하는 게 아니다.- 가치중립이란 게 있다. 또 인류 보편적 가치와 -승자가 만들어 퍼뜨린 논리가 아니다.- 기본적인 인간에 대한 예우라는 것도 있다. 모든 사건에는 이런 것을 적용해 판단함이 마땅하리라 본다.

    제발, 가해자가 피해자인 척 하지말자!

이 소설 하나에는 아직 어린 소년 소녀들에게 강간이나 전쟁 폭력이 담긴 내용의 교재가 마땅한가, 작가의 의도는 진정 그 뿐인가, 창작의 자유는 역사 왜곡과 어떻게 배치되는가, 문제가 있더라고 문학 작품은 그 작품성으로만 봐야한다는 문제 제기부터 이 소설로 배운 청소년들의 뇌리에는 한국인들이 영원히 파렴치범으로 남아있을 것,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었는데 어떻게 흥분 안할 수 있냐, 그럼 우리 민족이 겪은 고통은 뭐고 정신대 할머니들의 아픔은 왜 말이 없냐, 아직 제대로 된 사과 한 마디 없는 일본에 대한 성토 등등의 주장까지 우리 현대사에 관한 문제를 포함하고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작가가 실화에 바탕을 둔 자전적 소설이라 그랬으니 그 말이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는지 살펴보자. 일단은 단순 문학작품이라는 측면으로만 보면 잘 써진 소설이라는 점은 여러 자료를 보면 그것까지는 부정하지는 못할 것 같다. 세부적인 내용을 분석한 자료가 있으니 그것을 참고해 보자.

1. 1945년 7월 29일 수 주 째 계속되던 미군기 폭격의 공포를 뒤로 하고 야밤에 기차를 탄다. 그러나 요코가 살았던 함경북도 나남지역을 공습했다는 미군 B-29기는 정작 그 당시 한반도를 폭격한 사실이 없고 태평양에서 발진한 B-29는 비행거리가 한반도에 미치지 못했으며 러시아군이 대일 선전포고를 한 것은 1945년 8월 8일이니 러시아 비행기가 폭격을 했을 리도 없다.
2. 나남을 떠난 요코와 어머니, 언니는 인민군(Korean Communist Army)의 집요한 추적을 받고 요코 모녀는 심지어 인민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폭격으로 죽은 인민군의 군복 (uniform)을 벗겨 입고 다닌다. 하지만 조선인민군이 창설된 건 1948년 2월 8일. 1945년에 군복까지 입은 인민군이 있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물론 만주에서 활동하던 항일 독립군 중에 공산주의계가 있었지만 러시아는 중국의 지원을 받는 이들의 한반도 진입을 철저히 막고, 전후 신속히 군대를 진주시켰다고 기록하고 있다.
3. 요코는 오빠가 `요카렌, 학도병(Yokaren, the student army)'에 지원했다고 책은 말합니다. 하지만 요카렌은 일제 말기 악명을 떨친 가미카제의 훈련프로그램이다. 지원자의 80%가 사망했고, 그 중 대부분은 자살공격으로 목숨을 잃었다. 그런데도 요코의 어머니가 평화주의자였기 때문에 오빠의 지원을 만류하는 것으로 책에는 나온다.
  남한에 도착한 요코 모녀는 한국인들의 강간 위협에 시달린다. 숱한 성폭행 장면을 목격하고 남자로 위장하기 위해 가슴을 싸매고, 서서 소변을 보고. 그러나 일본 패망 후 미군이 진주한 9월 9일까지 남한은 여전히 일본군이 장악하고 있었고 동경의 미군 사령부는 한국진입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일본군에게 절대 한국인에게 무장해제 당하지 말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 때문에 8월 15일 이후에도 오히려 일부 애국청년들이 일본군의 총검에 살해되기까지 했다. 9월9일에는 이미 부산에서 일본행 배를 기다리던 요코 일행이 일본군이 장악하고 있는 대명천지의 한국에서 강간 위협을 당했다는 건 말이 안된다.
4. 원제인 ‘Bamboo Grove' 는 대나무 숲이다. 함경북도 지역에 아열대 식물인 대나무가 한 두 그루도 아니고 숲을 이루기는 힘들고 대나무는 1920년대까지만 해도 한반도 남부지방에만 서식했으나 온난화가 지속되면서 충청도 지역까지 서식지가 퍼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요코 네는 부상과 질병에 시달리면서도 먹을 게 없어 쓰레기통을 뒤지는 비참한 생활을 했는데 정작 어머니는 3만6천엔이란 거금을 숨기고 다녔다니. 요코는 정말 가난한 피난민이었는지도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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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 가와시마 왓킨슨
2008-11-03ⓒhopenews

  이상과 같은 분석은 요코의 어린 시절 기억이고 몇 가지 점을 감안한다 하더라고 배경이나 상황이 너무 맞지 않음을 주장한다. 이런 것 저런 것 다 떠나서 생각하더라도 반전과 평화는 어린 시절 작가 개인과 가족의 고생에서 기인한 주장일 뿐이지 정작 전쟁을 일으키고 식민지 수탈을 통해 온갖 패악과 만행을 저지르고 나아가 아시아 전체 민중들에게 고통을 안겨준 것에 대한 반성에서 나온 점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것은 전후 일본의 전쟁관과 일맥상통 한다. 전쟁을 치른 자신들도 피해자 -특히 세계 최초로 유일한 핵 피해국- 임을 부풀려 강조하고 이런 기조는 일본에서 만들어진 수많은 반전영화나 출판물 등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내가 너 때리긴 했지만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에 의해 때린 내 손도 엄청 아프다 이것 봐라 그래서 붕대 감고 있지 않느냐 하는 심보와 다를 게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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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인권위원회 회의장
2008-11-03ⓒhopenews

약 2년 여 전에 취도라는 조그만 섬에서 희망연대와 거제YMCA 공동으로 평화의 돌탑 쌓기 행사가 있었다. 거기에 있는 러일전쟁 승전기념탑을 빙 둘러 돌로 쌓는 행사였다. 또 한편에서는 그 탑을 그대로 두고 남해안 일원의 일제 잔재를 관광자원화 해서 일본인 관광객들을 유치한다는 시도를 한 적이 있다. 그게 대박 나는 관광자원이 될 리도 없지만 그걸 보러 오는 일본인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아! 우릭 이 땅에 못할 짓을 참 많이 했구나 하는 그런 생각을 할까! 아마 대다수는 아닐 것이다. 그 탑을 보면서 아련한 식민지 통치시대를 그리는 모습을 상상하면 온몸에 소름이 돋고 피가 거꾸로 도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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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언의 주역 타모가미 전 자위대 전 항공 막료장
2008-11-03ⓒhopenews

과거의 영광스런 일본을 재현해야 한다고 하는 현직 항공자위대 최고위 장성의 그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이 땅에서 전쟁터와 노역장, 정신대란 명목으로 강제로 끌고 간 수 많은 사람들은 외면한 채 북한이 납치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만 소리 높혀 외치는 그들의 그 뻔뻔함은 또 어떤가?
아마 아직도 과거 청산을 제대로 못하고 얄팍한 상술에 눈이 멀어 뭐가 뭔지 제대로 파악 못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이런 일은 연극 대본처럼 계속될 것이다. 

너무 많은 내용을 담으려다 보니 영역이 너무 확장된 느낌이다. 그래서 다음 편에는 이 사건에 대한 각각의 관점과 그에 대한 문제점 등을 역사 왜곡과 연계해 살펴보고자 한다. 
2008-11-02 23:38
2008-11-02ⓒ희망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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