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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서 흘린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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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희망연대 댓글 0건 조회 1,305회 작성일 06-11-07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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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서 흘린 것은?
평생 세번만?
김일로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것은 눈물만은 아니죠!"

수년 전부터 고속도로 휴게소의 남자화장실 소변기 앞에 붙여 있는 스티커의 문구다.
옛날에 흔히 보아왔던 섬뜩한 가위그림에 비해 파란 바탕에 노란 물방울이 부끄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세련된 디자인이 재미있다. 남자화장실을 지저분하고 냄새나게 하는 주범이 바로 소변기 밖에 흘린 소변방울이기 때문에 아직도 일반 건물의 화장실에는 “정조준”, “한발 앞으로”등의 투박한 글씨들이 낙서처럼 적혀있다. 이처럼 좀체 고쳐지지 않는 남성들의 소변습관에 대해 주의, 경고를 주는 문구 치고는 꽤나 부드럽고 호소력이 있는 것 같다. 아마 능력 있는 카피라이터의 작품인 듯 시구처럼 멋지기는 한데 그 효과가 별로라는 것은 코와 눈으로 늘 확인 하는 바이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남성들의 고쳐지지 않는 배뇨자세가 아니라 이 짧은 문장이 바지의 지퍼를 내리고 거시기를 잡고 서있는 사나이들에게 남성주의를 노골적으로 주지시킨다는 사실이다. 결국 남성들의 깔끔하지 못한 그 버릇은 못 고쳐도 마초들을 위한 교육효과만은 그저 그만이다.
지금은 노인이 다 된 우리세대가 어릴 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이야기가 “눈물은 가시나들이나 흘리는 것이다”라는 어른들의 말씀이었다. 그러면서 소중한 지혜라도 알려주듯“남자는 평생 세 번만 울어야 한다”며 눈물의 횟수까지 자상(?)하게 일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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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07ⓒhopenews


사람이 눈물을 흘리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감동과 기쁨, 회한과 참회, 고통과 분노 등등이다. 눈물은 심리적인 효과뿐만 아니라 의학적으로도 자기정화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특히 고통과 슬픔과 분노에 흘리는 눈물은 스트레스를 받아 생긴 인체의 독소를 많이 함유하고 잇다고 한다.즉 눈물을 흘리는 것은 방어기제의 작동이다. 이런 자연스러운 인체의 반응을 무시하고 남자의 눈물을 금기시하는 문화는 남성들에게 또 다른 방어기제를 찾게 한다. 폭음과 줄담배, 그리고 보다 사나이 다움을 과시하기 위한 거친 몸짓과 상스럽고 폭력적인 언사 등이 눈물을 대신하게 된다.

따라서 이 세상을 좀 더 평화로운 삶터로 만들기 위해서는 남자의 눈물은 권장되어야 한다. 이렇게 바꾸면 어떨까? “남자의 눈물방울은 평화의 바다로 만들지만, 지금 흘린 노란 물방울은 짜증나는 세상을 만듭니다.”

지금 북핵실험으로 온 세상이 시끌시끌한 가운데 전쟁불사론자들이 마치 철없는 아이들이 불장난이 하고 싶어 안달이 난듯 함부로 내뱉는 말이 우리를 정말 짜증나게 한다. 신분이 국회의원인 이 친구들의 마빡에 오줌방울 스티커를 하나씩 붙혀주고 싶다.  전쟁불사론자 중에 여성의원도 있던 데.........  이런 생각을 하면서 내가 화장실 소변기 앞에 서서 실실 흘린 것은 짜증과 한숨섞긴  허탈한 웃음이었다.

2006-11-07 13:18
2006-11-07ⓒ희망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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