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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의 선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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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희망연대 댓글 0건 조회 805회 작성일 05-09-2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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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의 선술집
분수로타리 근처 '문패없는 주막'
남두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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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일을 마치고 나누는 한 잔의 막걸리, 그 맛이란...
2005-09-26ⓒhopenews
토요일날 저녁, 오랜만에 철거용역을 하는 최사장과 옛 분수로타리 근처 막걸리 집을 찾았다.
최사장과 함께 이 막걸리집을 알게 된 것은 지난봄이었고, 집 근처여서 최사장과 최사장 아는 사람들과 가끔씩 어울리곤 했다.
요즘 서민들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아서 인지, 막걸리집이 부쩍 많아진 것 같다. 예전부터 있었지만 별로 갈일이 없어 있는 줄을 몰랐다가, 올 들어 사람들과 막걸리 집에서 어울리는 경우가 잦아지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드는 건지도 모르겠다.

막걸리 집은 서너 평 크기로 안쪽에 테이블이 두개 들어 있는 조그만 집인데, 이름 없는 '문패 없는 주막'이다.
가게 맞은편에 빌딩 옆에는 작은 자투리 공간이 있다. 아직 제법 덥다. 그곳이 시원하고 운치가 있을듯해 그쪽에 앉았다. 50줄을 넘긴 주인아주머니는 몇 년 전 여기서 막걸리 집을 열기 전까지는 노점장사를 했다고 한다. 비바람이 불거나 추운 겨울 단속반을 피해 이리저리 도망 다닐 때의 간절한 소원은 비바람을 가릴 수 있고, 단속 눈치 안보는 조그만 내 가게 한 칸이었다고 한다.

술은 막걸리, 안주는 삶은 낙지와 파전이다. 막걸리 한 되 3,000원 낙지 삶은 것 한 접시 5,000원 파전 2,000원 (원래 3,000원인데, 10,000원에 맞추려고 2,000원짜리로 구워달라고 했다.)해서 만원이다. 만원 한도 내에서 팍팍 쏘기로 했다.
우선 막걸리에 미리 나온 콩나물이며 오뎅을 안주로 시원하게 한잔씩을 했다. 막걸리는 중리 막걸린데 요즘 인기 있는 막걸리다. 진동막걸리, 진해막걸리도 인기라고 한다. 마산막걸리도 나오는데 중리막걸리나 진동막걸리에 비해 인기가 낮은편. 예전에 마산공동탁주가 별로 맛이 없다는 얘기가 있어 최근 들어 마산막걸리 맛도 많이 좋아졌다지만, 안 좋은 브랜드이미지 때문에 막걸리 집에서는 별로 선호하지 않는듯하다. 하기사 주인도 장사를 하려면, 막걸리 맛을 기차게 구분하는 술꾼들 입맛에 맞는 막걸리를 갖다 놓아야 할밖에. 이 집은 중리막걸리와 진해 막걸리 두 종류를 취급하고 있다.
막걸리를 몇 잔 마시니 기분 좋을 정도로 취기가 돈다. 좁은 실내보다는 바깥에서 이렇게 마시니 한결 맛있는 것 같다.

어시장 축제 갔다 온 이야기를 하다가, 최사장이 옛날 잘나가던 때의 마산 부림시장, 오동동시장의 추억을 이야기 한다. 최사장은 어릴 때 고향인 고성에서 마산으로 이사해 중 고등학교를 나왔고, 고등학교 다닐 때는 오동동시장에서 제법 큰 식당을 했다고 한다.
지금의 부림시장은 옛날의 영광을 뒤로하고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마산의 전통시장 활성화 대책에 대해 이야기 하다보니 부림시장에서 옹기 도매를 하는 허여사 생각이 났다.
최사장이 영업하다 알게 된 부림시장에서 30년쯤 장사를 해온 여사장인데, 대단히 소탈하고 격의가 없는 성격이어서 나도 몇 번 같이 자리를 한 적이 있다. 최사장이 전화를 한다. 가게 마치고 내려오겠단다. 부림시장 입구에 있는 가게여서 여기까지 10분 거리다. 막걸리를 한 되 더 시켜 다 먹어갈 무렵, 허여사가 내려왔다.

허여사 가게도 이 불황에 장사가 잘될 리 없지만, 가게문은 닫아 둘 수 없는 것. 불과 5~6년 전만해도 부림시장 경기가 지금 같지는 않았단다. 지금은 권리금 없이 그냥 가게를 내어 놓아도 들어올 사람이 없는 가게가 1/3 쯤은 된다고 한다.
생선이라는 독자적 아이템이 있기 때문에 차별화시키기 쉬운 어시장에 비해, 인근도시마다 속속 대형 할인점이 들어서면서 경남유수의 도매시장이었던 부림시장이 도매기능을 상실하면서 공동화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대부분 나이든 사람들이 장사를 하고 있는데, 시대변화에 따라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하고, 새로운 유통방식을 개발하라는 것도 너무나 현실과 맞지 않는 일이다.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차원에서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대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정작 상인들은 시들하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시장상인 스스로 미래에 대한 희망을 별로 갖고 있지 않는 듯 했다. 주인인 전통시장 상인들이 희망과 의욕을 갖지 않고 있다면 그 지원은 결국 실패로 끝나게 될 것이다.
제일 급한 것은 부림시장같은 전통시장 상인들이 희망을 갖도록 만들어 주어야한다. 마산사람들의 모든 지혜를 모아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되는 재래시장지원사업이 밑 빠진 독에 붙는 물이 아니라, 펌프에 부어주는 한 바가지의 물의 역할을 다할 수 있다. 펌프로 물을 끌어 올리는 것은 시장상인들의 몫이다.
2005-09-2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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