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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오적 오뚝이의 신화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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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희망연대 댓글 0건 조회 919회 작성일 05-03-17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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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오적 오뚝이의 신화창조
3.15정신 계승, 3.15오적 추방 시민행동
희망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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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13일, 3.15시민행동에서 내린 은상이 샘 퇴거명령
2005-06-30ⓒhopenews

3.13일 오전 10시, 마산 중앙부두 김주열 열사 시신인양 표지석 앞, 귀가 떨어져 나갈듯한 차가운 바람과 영하로 얼어붙은 날씨에 "3.15정신 계승, 3.15오적 추방 시민행동" 행사 주관을 맡은 관계자들의 마음은 날씨 보다 더 추웠다.

과연 이런 날씨에 기자회견을 비롯한 오뚝이 행진 등 모든 행사가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어린이들까지 참석하는 가족단위의 행사에  과연 몇이나 올지 아침 일찍부터 애가 탔다.

행사시간이 임박해지자 환한 얼굴로 아이들의 손을 잡고 나타난 얼굴들이 반갑기 그지 없었다. 어른들의 움츠린 모습과는 달리 아이들은 뭔가를 잔뜩 기대한 듯한 얼굴로 오뚝이를 차보기도 하고 호각을 불며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어린이들까지 포함해 대충 50여명은 모인 것 같았다.

예정시간에 맞춰 기자회견을 마치고 행진을 하는 도중 신이난 아이들이 넘어진 오뚝이에 올라타 펄쩍펄쩍 뛰는 바람에 오뚝이가 모두 형편없이 망가져 버린 돌발사태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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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5묘역 참배에 앞서.
2005-06-30ⓒhopenews

어차피 영하의 추운 날씨에 어린이들과 예정대로 행진을 하기에는 무리라는 주최자들의 판단에 따라  마산시청에서 행진을 중단하고 차량으로 중요 행사 지점인 3.15탑과 북마산 기념비와  은상이 샘으로 이동, 첫날 행사는 이럭저럭 마치게 되었다. 14~15일로 이어진 행사는 오마이뉴스 등 여러 언론을 통해 상세히 보도되었다. 

<행사후기>
3일 동안의 모든 행사를 무사히 끝내고 3.15국립묘지를 내려오면서 실무자들은 한결 같이 "아, 이제 오뚝이 오자만 들어도 몸서리가 쳐진다"라고 하면서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그런 소리가 나올 만도 했다. 오뚝이를 만드느라 너무 고생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해마다 3.15행사와 관련해 희망연대가 주최한 행사는 지역시민들과 언론의 관심을 크게 받아온 편이었다. 의례적인 기념행사와는 달리 3.15정신을 살리기에 초점을 맞추어 해마다 그 해의 정치적, 사회적 상황의 핵심을 찌른 이벤트를 곁들인 3.15행사를 진행해 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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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뚝이 치기를 하며 즐거워 하는 학생들.
2005-06-30ⓒhopenews

사실 오래 전부터 기획된 올해의 3.15행사는 오체투지(3.15정신을 지키지 못한 못난 시민들의 죄를 용서해 달라는 의미에서 온 몸을 땅바닥에 던지며 행진하는 고행)였다.

그러나 행사를 불과 10여 일을 앞두고 운영위에서 너무 힘들다며 다른 행사로 바꾸자는 의견이 회의 분위기를 압도하면서 대안으로 제시된 안이 바로 오뚝이 행사였다.  불법선거 주범을 오뚝이로 만들어 때리면서 가자는 아이디어였다. 아무런 고민과 연구 없이 이 아이디어를 덥석 안게 된 집행부로서는 그야 말로 턱없이 짧은 시간 안에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 내지 않으면 안될 상황에 직면했다는 사실을 바로 그 다음 날 알게된 순간 눈앞이 캄캄해졌다. 

우선 이번 행사에 쓸만한 오뚝이가 기성품으로 나와 있을리 없었기에 아예 실무자들이 직접 제작을 해야 한다는 각오는 했지만 그래도 우리가 번거러움을 조금만 감수한다면 어떻게 해서라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던 오뚝이가 사실은 엄청난 공학적인 기술과 생각보다 많은 재료와 경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기 때문이다. 

어린이 장남감 몇 가지를 소재로 이리저리 조합하여 만들어 본 오뚝이가 손으로 살짝 밀어 넘기면  이름 그대로 오뚝오뚝 일어서야 하는데 가만히 누워서 꼼짝도 하지 않는 것이었다

중심추가 되는 쇳덩이를 구해 무게를 달리하며 이리저리 바꾸어 달아 겨우 일으켜 세웠는데 이번에 옷이 문제였다. 옷을 입히면 또 넘어져 일어나지 않았다. 시간은 자꾸 지나가고 행사 날자는 하루 하루  다가오는데 정말 속된 말로 꼭지가 돌아버릴 정도였다.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3.15의거는  많은 사람들이 피를 뿌린 시민항쟁이라는 역사이기에 결코 가벼운 장난처럼 보이지 않으면서 재미있어야 한다는 점과 그리고 3.15정신을 살리는 무게 있는 행사라는 3가지 조건을 모두 갖춘 오뚝이를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이 얼마나 컸던지 "지금이라도 당장 오뚝이 행사를 취소하고 차라리 처음 계획대로 오체투지를 하자"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그러나 이미 결의된 행사는 세상이 뒤집혀도 해야하는 것이 희망연대다.
이럴 때 일수록 반드시 해 낼 수 있다는 강한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서로 다짐하면서 그동안 3.15정신을 훼손한 오적들을 하나 하나 손꼽아 가며 형상화 될 오뚝이의 이름부터 짓기 시작했다. 그래서 지어진 이름이 3.15오적이라는 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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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5오적 처단식을 마친 후 열사들께 묵념.
2005-06-30ⓒhopenews

행사 하루 전, 그럴싸하게 생긴 오뚝이가 완성되어 사무실은 환호와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런데 행사 당일 오뚝이가 망가지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행사를 서둘러 마치고 시장과 문방구를 쫓아다니며 다시 재료를 구입해 밤늦도록 오뚝이 제작에 들어갔다.

14일 역시 행사도중 오뚝이의 또 다른 약점이 발견되어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이번에는 플라스틱 바구니를 밑판에 대는 작업을 밤늦도록 했다. 김숙진 조직국장 왈 "허어참! 오뚝이 기술자 되고 나니 행사 다 끝났네" 이환태 사무국장은 이 말은 받아 "누나! 우리 오뚝이 제작 연구소 만들자, 응?"고 하면서 서로 마주보고 웃었다. 이 때 옆에 있던 누군가가 "야! 우리 내년엔 오뚝이를 차고 달리는 3.15오뚝이 대회를 하자"라는 말에 두 사람은 "우리 동반탈퇴하자!"라며 비명을 질렀다.

이런 사연을 좀 멋지게 한마디로 줄여 "신화창조"라고 하지 않나요?
2005-03-17 14:51
2005-03-17ⓒ희망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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