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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추모행사 참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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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희망연대 댓글 0건 조회 1,215회 작성일 01-06-28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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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추모행사 참관기
희망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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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겨운 마을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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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병선생의 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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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병 선생의 부인
 2001년 5월 26일(토)은 이수병 선생 추모행사에 참가하는 날이다.
마치고 뒷풀이를 새로이 꾸며지는 예향심산(藝香心山)에서 갖는다고 하여 이번에는 꼭 참석해야지 생각하였지만, 5월 27일(일)은 초등학교 동기들 모임에서 관광을 간다는 일이 있어서 결정을 유보하고 이럴까 저럴까 계속 미적거렸는데, 장모님께서 일요일에 모내기를 한다는 말씀이 있어 모내기를 돕고자 추모행사에 참가하기로 하였다.
뒷풀이를 마친 후 새벽에 내려오면 20분도 걸리지 않는 거리에 논이 있으니까 마침 잘 됐다 싶었고 따라서 아무 부담 없이 방향이 정해졌다.
사무실에 모여 두 사람의 일행을 태워 5번 국도로 가다 칠원에서 1041번 지방도로로 대산을 지나 의령군 세간리를 거쳐간다.
오늘 방문하는 이 곳은 작년의 이수병 선생 추모제에 이어 올 3월에 열린사회 희망연대에서 실시한 "지역역사 탐방 테마 여행"에 동참하여 방문한 바 있으니 세 번째의 방문이 된다.
손오리 구산마을 입구로 들어가니 방풍림에 안내 종이가 붙어 있고 강변으로 달려 마을 앞으로 꺾어들었다.

진주의 "큰들문화예술센터"에서 무대 마련이 한창 진행 중이다.
한쪽에서는 반가운 사람들끼리 막걸리를 앞에 두고 담소가 한창이다.
조금 있으니 마을 사람들이 쉴 차림을 하고 나온다.
"큰들"의 멤버들이 접대에 부산하다.

날이 조금씩 어두워지고 사람들이 한 둘씩 늘어나고 판이 제법 어우러진다.
"큰들"의 대표가 나와서 분위기를 띄우기 시작한다.
한 사람씩 나와서 노래방기기의 반주에 맞춰 노래를 한다.
흥에 겨워 어깨춤을 추는 사람도 있다.

마을 이장도 걸찍한 목소리로 노래를 하는데 상당한 솜씨다.
쌍둥이 아빠도 나와 한 곡조를 뽑는다.
몇 사람의 차례가 지나고,
마을 아줌마 중에서 아기를 업은 쌍둥이 엄마가 마이크를 잡았다.
이거 정말 보통 수준을 훨씬 뛰어 넘는 노래 솜씨였다.
박수가 끝없이 이어지고 처음으로 앵콜을 받았다.

차츰 사람들이 늘어났다.
마산에서, 창녕에서, 의령에서, 진주에서, 함안에서, 울산에서도 왔다.
드디어 서울에서 마지막 손님들까지 도착하였다.
드디어 자리를 펴고 행사를 시작한다.

"큰들문화예술센터"의 전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오늘 이수병 선생 추모제에
참여한 사람들을 한 사람씩 또는 한 단체 단위로 소개한다.
서울에서 온 옛 동지, 창원에서 온 노동운동가, 울산에서 온 추모자 일행,
마산에서 온 희망연대 회원 일행들, 함안에서 온 사회운동가,
창녕에서 온 문화패 "큰들" 일원들, 진주와 의령에서 온 노조원들,
서울에서 온 대학 후배들과 마지막으로 이수병 선생의 부인까지.

그리고, 너무 무겁지 않게 진행하려 한다는 취지를 설명하고,
남북으로 헤어진 자매를 소재로 한 마당극 한편과 풍물 놀이를 공연하고
마을 주민과 함께 어울리는 마당으로 마무리한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날 묘소를 참배하고 헌다(獻茶)한다고 한다.

공연이 시작되었다. 주민이나, 멀리서 함께 한 사람들이나
한동아리가 되는 일체감을 느낄 수 있는 분단조국에 사는
헤어진 자매를 소재로 이제는 만나서 살아야 하는 당위를
열연하는 "큰들"의 단원들로부터 느낄 수 있었다.

단막극의 막이 내리고 풍물을 준비하는 동안
마을 주민과 참석자들이 흥을 돋우고
이어서 질펀한 풍물패의 공연과 상모돌리기 등
모두가 하나되는 흥겨운 자리가 되었다.

자리가 끝나고 내년을 기약하며 마을을 떠나
창녕 옥천계곡의 예향심산(藝香心山)으로 향한다.
관룡사로 오르는 계곡의 중간지점 오른쪽 언덕의
가파른 진입도로로 들어선다.

맨 위 지점에는 작은 야외 공연장이 공사 중에 있고
몇 그루 심어 논 나무 가지에는 밝은 전등불을 켰고
세 군데에는 숯불을 만드는 모닥불이
대여섯 군데에는 석쇠와 고기들이 준비되어 있다.

공기는 너무도 맑고 적당한 피로감이 들어
막걸리도 좋고 소주도 좋고 안주까지 좋고
뜻 맞는 사람끼리 모였으니 이 아니 흥겨우랴
모듬모듬 앉아 이야기꽃을 피우니
고기야 좀 늦게 익으면 대수인가.

깊은 밤 불 밑에서 나누는 술 한잔에 동지애는 깊어가고,
손님을 접대하는 피리연주에 다소곳 해보고,
서울서 온 옛 동지의 한 곡조와
사연 있는 동지의 훌륭한 가곡 메들리와
사무처장의 녹슬지 않은 노래솜씨도 본다.

"큰들" 멤버의 판소리 한마당이며
여럿이 피리를 반주하여 부르는 노래며
허리춤 이어 잡고, 어깨를 이어 잡고,
남녀노소가 어울려 어둔 하늘 아래 신명나게 놀다보니
어허라 벌써 동이 터 오는구나.

ⓒHopeNews 2001. 6. 7
강정철(운영위원)


이수병 선생 소개

1936년 12월 경남 의령군 부림면 출생.
부산사범, 경희대학교 졸업.
4·19 이후 경희대학교 학생민족통일연맹 위원장.
5·16 이후 구속, 혁명재판에서 15년형 선고, 7년 복역.
1974년 4월 인민혁명당재건단체사건으로 구속, 당시 삼락 일어학원 강사.
1975년 4월 8일 대법원에서 사형확정.
(대통령 긴급조치 위반, 국가보안법 위반, 내란 예비음모, 반공법 위반)
1975년 4월 9일 사형집행(당시39세), 경남 의령군 부림면 손오리 구산부락 뒷산에 안장.

인민혁명당재건위원회사건 소개

이른바 인민혁명당재건위원회사건은 박정희의 유신독재에 대한 국제적인 비판이 거세지고 국내에서의 유신철폐운동이 활발해지자 정권 안보를 위해 조작한 사건이다. 특히 이 사건은 장기간에 걸친 살인적 고문과 혐의조작, 사법을 빌린 살인 등으로 박정희 유신독재가 저지른 가장 추악한 인권유린사건으로 평가받는다.
1974년 4월3일 박정희의 유신독재는 정권은 긴급조치 4호를 발표하고 유신독재에 반대하던 학생운동가들을 구속했다. 지금은 정치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철, 유인태씨가 관련된 이른바 `민청학련사건'이다. 이어 민청학련의 배후로 북한의 지령을 받아 남한정부를 타도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역시 조작된 인민혁명당재건위원회사건을 발표한다. 이 사건으로 무려 1024명이 체포되어 253명이 구속되고 180명이 기소됐다. 이들 중 서도원, 도예종, 이수병, 하재완, 김용원, 우홍선, 송상진, 여정남 등 8명은 군사재판을 거쳐 체포된 지 1년 후인 1975년 4월8일 대법원의 사형 확정 판결을 받고 바로 다음날인 4월9일 서대문구치소에서 교수형을 당함으로써 한 많은 이 땅에서의 삶을 마감한다.
박정희 정권은 이들의 시신을 실은 영구차를 가로막고 시신을 강탈하여 화장해버리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를 취재한 언론은 이틀이 지난 11일에서야 이들의 사형집행 기사만을 간략히 다뤘을 뿐이다. 이들의 억울한 죽음이 알려지자 국제법학자협회는 4월9일을 `사법사상 암흑의 날'로 정하여 이들과 함께 한국의 법도 죽었음을 애도했고, 국제사면위원회에서는 이들의 혐의가 조작된 것이라는 국제사회의 항의를 무시한 박정희 정권의 사법을 이용한 살인이라는 내용의 항의성명을 발표했다.
(이상은 한겨레 2000.4.9 [논단] 1975년 4월9일 : 유종순/시인·열린사회시민연합 대표)
 

2001-06-28 19:32
2001-06-28ⓒ희망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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