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역사의 눈이다. > 희망뉴스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희망뉴스

  1. Home >
  2. 옛집가기 >
  3. 희망뉴스

그는 역사의 눈이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희망연대 댓글 0건 조회 1,008회 작성일 01-06-28 19:21

본문

그는 역사의 눈이다.
희망연대   
t20010411-51.jpg

t20010411-52.jpg

t20010411-53.jpg

 1960년 4월 11일.
푸르디 푸른 빛을 띄었던 마산 앞바다. 거룻배를 탄 늙은 어부는 그날도 예의 생업을 위해 바다로 나섰다. 그리고 그는 홍합을 채취하는 갈쿠리로 한국현대사에 찬연히 빛나는 4월혁명의 횃불을 건져 올렸다.

3.15의거 당시, 27일간이나 행방불명되었던 김주열 열사는 최루탄이 오른쪽 눈에 정면으로 박힌 채 마산 앞바다에 떠올랐고 이를 본 마산시민들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타올라 2차 시민봉기가 일어난 것이다. 그리고... 이 마산시민 항쟁이 곧바로 4.19 혁명으로 이어졌다. 당시 부산일보 허종 기자가 품에 사진기를 숨긴채 바다에 떠오른 김주열을 찍은 한장의 사진이 3.15의거의 진실과 정의, 분노를 온 세상에 알려져 이승만 정권의 붕괴를 재촉하는데 결정적인 역활을 했다.
이렇게 하여 남원에서 태어나 마산으로 유학 온 어린 학생 김주열은 죽어서 마산의 아들로, 3.15 의거의 상징으로, 4.19혁명의 화신으로 다시금 부활한 것이다.

지난 4월 11일(수) 오후 1시 30분, 김주열열사추모사업회 관계자와 남원시, 마산시, 남원시의회, 마산시의회, 금지중학교, 용마고(구,마산상고) 그리고 남원과 마산시민등 200여명이 함께한 가운데 열사의 시신인양지점인 현 대한통운 옆 마산지방해양수산청내 중앙부두에서 41년만에 열사의 고향땅 남원 시민들이 마산에 와서 마산 시민들과 함께 김주열 열사의 넋을 달래고 그 정신을 계승하는 진혼제를 치뤄졌다.

이날은 오전부터 바람이 불고 구름이 잔뜩 끼어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듯한 날씨였으나, 하늘도 김주열 열사의 진혼제에 함께 하는 듯 진혼제가 시작되기전 바람은 멈추었고 모든 행사가 끝나자 바람과 함께 비를 흩뿌렸다.

41년이 지난 지금 마산만은 이미 오래전에 푸른 빛을 잃어버렸고 이를 되살리는 것은 시민들의 몫이 되었다. 3.15 정신을 올곧게 계승하는 것 또한 이제는 시민들이 적극 나서야 할 때이다.


아래는 김주열 열사에게 바치는 추모사와 추모시입니다. 전문을 옮겨놓습니다. 가슴으로 읽어내려 가시길...


추 모 사

김주열 열사여!
님이 가신 날, 3.15는 해마다 꽃소식과 함께 우리를 찾아오고, 열사가 민주의 횃불로 부활하신 4월 11일은 해마다 벚꽃의 꽃잎이 눈송이처럼 떨어지더이다. 이러기를 올해로 마흔한번째가 되었군요.

님은 해마다 우리에게 늘 특별했지만, 이날들이 님에게도 늘 특별했는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님과 우리 모두에게 아주 특별한 4월 11일이 되었습니다.
남원에서 고향 분들이 열 여섯 아름다운 청년학생 주열이를 만나러 오셨기 때문입니다.
열사여! 오늘 고개를 들어 당신의 아름다운 눈을 우리에게 다시 한번 보여 주십시오.
님의 눈은 세상을 바꾼 눈이었습니다.
님의 눈에 박힌 쇳덩어리는 최루탄이 아니라 바로 혁명탄 입니다.
살았을 때 김주열은 성난 군중 속에 섞인 한 어린 학생에 불과했었지만 41년전 바로 이 자리에서 이런 모습으로 바다에서 솟아오른 님은 바로 그 순간부터 온 국민의 선봉에 서서 민중항쟁을 이끈 선봉장이었고 마침내 온 국민과 함께 4.19라는 위대한 민주민권 승리의 역사를 창조한 혁명의 불길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님을 열사라고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는 것입니다.

죽어서 영원히 아름다운 열사여!
살아있는 우리는 세월 때문인지, 세상 때문인지, 욕심 때문인지, 허명 때문인지, 아름다움을 지킬 수는 없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41년전 그날 님이 함께 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의로운 마산시민들은 이제 정의를 말하기에는 너무 늙고 변했으며, 님이 혁명의 불길로 솟아오른 깨끗한 마산 앞바다도 이제는 썩은 냄새를 풍기는 똥바다가 된지 오래 되었습니다, 그만큼 마산시민정신도 퇴색되고 오염되어 버렸습니다.
보십시오. 역사를 두려워 할 줄 모르는 자들의 장난과 횡포를, 부정, 부패, 불의를 저지르고 야합하는 자들이 마산을 농락하고 마산시민 정신을 희롱하고, 역사를 모욕해도 우리는 그저 무기력하게 바라만 보고 있을 뿐입니다.
님은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도 잘 알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벌이는 이 진혼제가 님의 영혼을 편안케 한다는 핑계로 실은 자꾸만 나약해지고 추해지는 우리 자신을 추스르기 위해서라는 것을, 아니 날마다 새록새록 되살아나는 분노 때문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그러나 열사여! 오늘만은 우리의 어리석은 소행을 잠시 용서하시고 고향사람들의 정과 사랑이 담뿍 담긴 다정한 목소리와 부드러운 춤사위에 님의 영혼이 평안을 찾을 수 있기를 빕니다.
우리 또한 아무리 어려워도 님의 숭고한 뜻을 결코 저버리지 않겠다는 것을 이 자리에서 약속드리면서 그날 열사와 함께 산화해 가신 모든 민주영령들에게도 추모의 마음과 사랑을 바칩니다.

열사여! 민주영령들이여! 부디 평안하소서

2001년 4월 11일
김주열열사 추모사업회 공동대표 김영만

김주열, 그는 역사의 눈이다

이동재 시인 (전,서남대교수)

1960년 4월 11일
마산 신포동 중앙 부두
열일곱 살 어린 나이에
그는 우리 앞에 와 역사가 되었다
처참하게 눈이 멀어
역사의 눈이 되었다

그것은 가고픈 고향의 어머니
가슴에 꽂힌 한의 수직 상승이었다
오욕과 굴욕 억압과 질정에 썩어 문드러진
역사의 폭발이었다 분노였다

그의 눈에 박힌 무지막지한 불발탄은
뒷골목에 웅크리고 있던 우리의 가슴에
역사의 환부에 꽂힌 양심이었다 수치였다

그는 자유와 해방을 향한
반도의 뇌관이었다
그로 인해 반도는 비로소 봄이었다
봄의 북상이었다

해마다 봄이 북상하는 여기
그가 수장됐던 마산 신포동 앞바다
우리들의 영원한 눈동자
혁명의 양수 우리 모두의 어머니

그는 해마다 지금 이곳에서
치솟고 터트리고 폭발하고 북상한다
해마다 4월이면 그는 반란이고 혁명이다

아-아! 지리산을 넘어 달려온
순결한 우리의 아들
자유의 아버지
그는 다시 이곳에서 부활하는 역사의 눈이다!

ⓒHopeNews 2001. 4. 12

2001-06-28 19:21
2001-06-28ⓒ희망뉴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후원계좌 :

열린사회 희망연대 / 경남은행 / 207-0065-6502-00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14길 29 기산프라자 217호
Tel:055-247-2073, Fax:055-247-5532, E-mail:186@hanmail.net
그누보드5
Copyright © 희망연대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