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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있는 맛집(1) 삼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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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희망연대 댓글 0건 조회 745회 작성일 08-03-10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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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있는 맛집(1) 삼도집
창동 뒷골목에서 먹던 삼겹살에 소주
희망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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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려한 마산의 옛 추억을 담은 도심의 뒷골목에 어둠이 내렸다.
2008-03-10ⓒhopenews


인생은 외롭지도 않고
거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가.
- 박인환 ‘목마와 숙녀’ 중에서

첫사랑이 못다핀 꽃봉우리라면 이루어진 사랑은 활짝 피었다 열매를 맺고 지는 꽃과 같은 것. 이루지 못한 첫사랑이 아쉬움이라면 이룬 사랑은 허무함이랄까.

이루지 못한 사랑과 이룬뒤 져버린 사랑이 한때 머물던 곳. 도시의 뒷골목.
떠나버린 청춘을 추억하며 늙어가는 도시의 뒷골목은 무엇일까?
5~60년대의 질식할듯한 남한사회에 ‘시여 침을 뱉어라’며 온몸으로 밀고 나갔던 김수영이 대책없는 센티멘털리스트라며 싫어했던 박인환의 싯구처럼 거저 통속한 것일까? 유행에 맞춰 세련된 옷에 짙은 화장을 한 여인이 어둠이 깃들어 집에 들어와 외출복을 실내복으로 갈아입고 화장을 반쯤 지워버린 얼굴 같은 것일까?
고향 떠난 사람들이 모여 만든 도시. 도시는 운명적으로 통속적이다. 만남과 헤어짐도 사랑과 미움도, 영원한 이별인 죽음마저도 통속적으로 만들어 버린다. 모든 것을 상품으로 만드는 것이 자본주의 세상의 시장이라면 도시는 모든 것이 상품으로 사고 팔리는 시장이다. 사고 팔리는 상품은 다 통속적이다. 귀족만이 풍요로왔던 세상보다 귀족 아닌 사람도 풍요로울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자본주의 세상이 나은 것이라면 통속은 나쁜 것이 아니다.
옛날 시민극장 맞은 편 뒷길로 들어서면, 70~80년까지만 해도 젊은이들이 바글거렸던 골목이 나온다. 필자도 DJ가 음악을 틀어주고 라이브 공연을 하던 지하 술집이 아련히 생각난다. 군대 가기 며칠전 그 거리의 한 술집에서 친구와 작별주를 마셨던 기억이 난다. ‘다다’ ‘쪽샘’ ‘학사주점’이라는 술집이 있었다는데 아마 그 중 하나였을 것이다.
그 골목에 통속적으로 창동 뒷골목과 함께 나이가 들어가는 '삼도집’이라는 삼겹살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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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를 이어 삼도식당의 맛과 멋을 지키는 전금배사장(1대)과 전성진사장(2대)
2008-03-10ⓒhopenews
   

주소는 중성동 131-4 창업주는 전금배씨. 지금은 아들인 전성진씨가 이어 받았는데 아직도 수시로 식당에 나와 이것저것 도와주고 있다. 하루에 소주한병, 매주 빠지지 않고 등산을 할 정도로 건강하다. 1977년에 시작, 이 자리에서만 30년의 세월을 지키고 있다. 전금배 전 사장과 삼도집과 창동 뒷골목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었다.
일년에 늦다고 주인이 바뀌기도 하는 도심의 식당에서 30년 세월을 견디고 있는 비결은 특별한 것이 아니었다. 질좋은 삼겹살, 기본에 충실한 밥과 반찬, 다른데서 맛보기 어려운 별미반찬, 넉넉한 리필 서비스다.
"식당 영업비결이 따로 있나. 음식은 손님이 먹어 보고 평가하는 것이라 속일 수가 없는 것이다. 남들보다 부지런히 움직여 좋은 재료를 구하고, 음식의 질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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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결같은 재료에 맛을 고집하는 삼도식당에는 단골들이 많다.
2008-03-10ⓒhopenews
   

70년대말인가 고추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김치가 금치 대접받던 때가 있었다고 한다.다른 식당에서는 싼값에 들어온 월남고추를 쓴 김치를 내었을때, 삼도식당에서는 오히려 국산고추를 듬뿍 쓴 김치를 제공했고, 입소문이 나 이후 손님이 많이 늘어났다고 한다.
주메뉴인 삼겹살은 특별히 흑돼지니, 녹차돼지니 하지 않고 30년 고기를 보아온 노하우로 단골 거래처에 선금을 주고 kg 당 3~300원을 더 주면서 좋은 고기만 제공받아 냉장고에 잘라서 보관했다 그때 그때 판다고 한다. 서비스로 1~2년 된 묵은 배추김치를 제공한 것도, 무우청과 갓김치를 내놓은 것도, 집에서 띄운 청국장을 제공한 것도, 구수한 누룽지를 제공한 것도 마산에서는 삼도집이 제일 먼저일 거라고 한다.
경남은행 본점이 창동에 있을 때만해도 본점 뒤 켠에서부터 삼도집까지 촘촘히 술집과 밥집이 늘어서 있었는데, 연말이나 행사때 최고 7~80명의 직원들이 모여 발디딜 틈도 없을때도 많았다고 이야기 한다.
창동상가 활성화를 위해서는 어떻든 사람들이 많이 붐비도록 해야한다는 얘기. 이제 창동상가번영회도 조직되었다. 상인들이 나서고 마산과 창동을 사랑하는 문화인들과 전문가들이 머리를 창동의 문화정체성에 바탕한 이벤트나 축제개발을 진지하게 고민해 아야 한다. 창동이 살아있어야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함께, 삼도집의 묵은 김치에 싼 삼겹살을 씹으며 소주를 나눌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2006.12.남)

2008-03-10 10:41
2008-03-10ⓒ희망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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