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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그릇 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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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희망연대 댓글 0건 조회 1,354회 작성일 06-08-08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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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그릇 하시겠습니까?”
“아, 좋지요. 뜨끈하게 한 그릇 하죠.”
백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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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08ⓒhopenews
하루 종일 나른한 모습으로 있는 나를 보고 직원 몇 명이 보신탕을 한 그릇 하자고 꼬드깁니다. 한창 대목인 여름철을 맞이한 단골 식당 주인은 땀을 뻘뻘 흘려가며 밀려오는 손님을 대하느라 눈인사 할 틈도 없습니다.
꽉 찬 식당 안에 다행히 두 세 자리 빈 곳엘 비집고 들어앉습니다. 고기가 푸짐한 ‘특탕’ 세 그릇에 소주 한 병을 시킵니다. ‘탕’이 나오면 고기를 설설 건져서 ‘쐬주’를 한 잔한 다음에, 얼큰한 국물에 밥을 말아 먹으면 따로 수육을 시키지 않아도 그만입니다.

여기까지 글을 읽으시고 침을 꼴딱 삼키시는 분도 계실 것이고, 아직도 개고기를 먹는 사람이 있냐고 화를 내실 분도 계시겠습니다. 개고기 식용에 대하여 참으로 다양한 의견과 행태들이 있습니다(필자는 개고기 식용에 찬성합니다).
크게 먹자는 쪽과 먹지 말자는 쪽이 있고, 먹되 드러내지 말고 조용히 먹자는 분들도 계시고, 먹는 사람을 동물 보호법에 의해 처벌하자는 강경론자도 계십니다. 또는 뭐, 그냥 우리끼리 조용히 먹으면 되지 시끄럽게 하느냐? 또는 아주 이번 기회에 합법화 시켜서 떳떳하게 먹고, 세계에 대해서도 당당히 드러내자는 분들도 계시고. 인간의 가장 가깝고 오래된 친구인 개를 먹다니 이런 야만적인 일이 어디 있느냐? 더구나 21세기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국가로서 부끄러운 일이다. 이제는 그만 먹자. 가난한 시절 먹을 것이 없어서 먹었지, 이제는 여러 다른 단백질 섭취가 용이한데 굳이 개를 먹어야 하느냐 등. 여러 다양한 의견이 분분합니다.
아마 세계적으로도 ‘먹어야 하느냐, 먹지 말아야 하느냐’ 하는 의견차이가 큰 음식은 개고기밖에 없을 것입니다(필자는 어떤 결론도 내리기를 주저합니다. 단지 먹을 뿐입니다). 이 외에도 도살 방법의 비인간적이고 비위생적인 문제, 애완견의 식용 문제 등 논란은 많습니다. 그러나 필자는 개고기를 먹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200여 년 전 천주교가 이 땅에 자생적으로 생기고 뿌리를 내리는 과정에서 혹독한 박해를 받아야만 했습니다. 단지 천주님을 믿는다는 것만으로 목숨을 내놓아야 했으니 신앙인들은 말 그대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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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08ⓒ세계일보
이때에도 신앙인들에게 가장 기쁜 축일이었던 부활절은 찾아왔고, 부활절이 되면 깊은 산 속에 숨어서 미사성제를 봉헌해야만 했습니다. 이때에 경제적으로 변변치 못한 신자들이 먹을 수 있는 고기는 개고기가 거의 유일했습니다. 또한 그 당시 깊은 산 속으로 소나 돼지를 끌고 갈 수는 없었습니다. 개를 끌고 가면 그냥 그러려니 했습니다.
혹독한 가난과 박해의 불안 속에서 1년에 고작 한두 번 먹을 수 있는 고기는 개고기뿐이었습니다(지금도 살아계시는 원로 신부님께서 어리실 적 할아버지께 들은 이야기라며 전해 주셨습니다). 이 땅의 눈물겨운 천주교 역사를 아는 신앙인들에게 개고기는 조금 특별한 의미가 깃든 음식입니다(물론 모든 천주교 신앙인들이 개고기를 먹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이것이 개고기를 먹어야 하는 필연적 이유라는 것은 아닙니다. 개고기를 먹든 먹지 않든 개인의 몫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불법적이고 아무렇게나 다루어지는 개에 대한 권리, 비위생적이고 참혹한 도살 행위, 집에서 키우던 개를 함부로 잡아먹는 행위는 근절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역설적이게도 개고기 식용이 법제화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유통과 도살 과정에 행정력이 작용하여 식용 개에 대한 제대로 된 관리와 애완견들이 보호받는다는 것입니다. 개도 가축으로 분류되어야 하며, 애완견은 따로 분류되어 동물병원에서 의료보험 혜택까지 보장받기를 원합니다.
2006-08-08 16:05
2006-08-08ⓒ희망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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