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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 서부와 혁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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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희망연대 댓글 0건 조회 1,370회 작성일 -1-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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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 서부와 혁명에서
셀지오 레오네 감독 두 번째
서승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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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19ⓒhopenews
인사는 생략하고 레오네 감독 두 번째 얘기를 시작하도록 합니다. 지난번에 말씀 드렸다시피 옛날이야기 3부작의 각각의 내용으로 그가 끄집어내고자 했던 근대 역사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에게는 항상 '탈 장르 또는 탈 신화' 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닙니다. 그것은 서부 영화이면서도 기존의 서부영화와는 차별되고, 신화 속의 영웅처럼 취급하던 주인공은 한 마디로 '생존 앞에 비겁함은 없다.'라는 명제를 마치 비판을 절대 허락하지 않는 성서의 얘기 마냥 그것을 맹종하는 느낌입니다. 물론 '혁명에서'는 약간 예외적이기는 합니다만 그 역시 전 시대의 주인공들처럼 고상하고 정의의 화신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사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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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19ⓒhopenews

첫 얘기인 '서부에서'는 배역도 마치 그에 맞게 착한 역할 단골이던 헨리 폰다(Henry Fonda)가 서부영화 사상 가장 비정하고 사악한 역으로, 악역 단골이던 찰슨 브론슨(Charles Bronson)은 고독한 영웅으로 나옵니다. 명확한 선악구분 속에서 - 악역은 주로 야만인으로 묘사되는 원주민들이나 무법자들, 선역은 바른생활 보안관이나 착한 총잡이 - 진행되던 이전의 영화들과는 달리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누가 악당인지 모를 정도입니다. 끝에 가서야 겨우 인식할 수 있을 정도이죠.

이 영화에서 레오네 감독은 신비스럽고 감상적으로 묘사했던 건국신화에 해당하는 서부영웅들을 철저하게 까발리고 있습니다. 막말로 말해 '비정강호'라 불릴 만 합니다. 그에 의해 창조된 서부는 한 마디로 비겁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고 수단 방법 가릴 것 없이 오로지 상대를 먼저 쓰러뜨려야 합니다. 한낮 거리에서 벌이는 정당한(?) 1:1 결투 같은 것은 눈을 씻고 봐도 없습니다. 권총에는 기관총이나 그것도 안 되면 다수로, 심지어는 식칼이든 뭐든 하여간 무조건 이기고 봐야 합니다. 이런 난장판에서 최고의 가치는 오로지 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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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19ⓒhopenews

총잡이들은 오로지 돈에 의해 그 가치를 인정받고 돈을 위해 싸웁니다. 비열하고 음모가 난무하고 돈에 의해 움직이는 총잡이들이 판을 치고 오직 폭력만이 모든 것을 해결 가능한 세계. 그게 바로 진정한 서부의 본 모습이었던 것입니다. 거기서 영웅이라고 불리는 사람은 아주 조금 덜 나쁜 사람인 것이죠. 그러고 보니 그때나 지금이나 미국이라는 나라의 모습은 별 달라진 것도 없네요. 서부에서 전 지구로, 권총 대신 최신 무기로 무장하고 돈 되는 일이라면 별 치사한 방법까지 다 동원하고 그게 안 되면 항공모함 보내 전폭기로 폭격하거나 미사일 쏴 대고...
벌써 30여 년 전에 미국의 이런 모습을 파헤치다니... 레오네 감독은 역시 위대해!

하지만 세상은 변합니다. 난세에 그렇게 위세를 떨치던 총잡이들은 밀려오는 문명에 의해 서서히 그 자리를 잃게 됩니다. 말과 마차 대신 기차가 다니고 끊임없이 뻗어 나가는 철로 연결에는 총을 쥐는 손이 아닌 망치와 곡괭이를 쥐는 노동자의 손이 필요한 것이죠. 두 남자와 한 여자(사회주의와 자본주의, 냉전시대), 한 남자는 [싸움에 져서] 죽고 또 한 남자는 [문명에 밀려]떠나고 남은 여자는.... 혼자 남은 여자가 살기 위해서는 결국 모계 사회의 유지대로 많은 노동력을 재생산해야 하는데 이게 어려운 일이죠.
그가 엔트테인먼터의 변증법으로 제국주의에 맞서 사유하는 어지러운 60년 대 말 냉전시대는 이런 것이었을까요?
과연 사회주의는 두 남자 중 하나일까? 냉전 시대는 남자일까 여자일까? 아니면 자본주의가 여자일까? 아마 보는 사람마다 약간의 시각차가 존재할 것입니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정반합의 순환은 되풀이되겠죠!
그나저나 악당들이 떼거지로 몰려다니며 입고 있는 그 길다란 노란색 바람막이 코트는 정말 인상 깊었는데... 그래서 요즘 조폭들은 검은색 양복으로 통일하고 다니나...? 그 인상 깊은 선명한 노란 색에도 뭔가 있을 것 같은데 차마 그것까지는... 하면 너무 지나친 분석이겠죠? 다음으로 넘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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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19ⓒhopenews
두 번째 '혁명에서'를 한마디로 하면 '라틴 아메리카의 혁명 속에서 웨스턴의 틀을 빌어 제3세계를 지배하는 서구 제국주의의 역학을 도출해낸 작품'입니다. 아! 이건 제가 한 말이 아닙니다. 제 머리에서 어떻게 이런 근사한 말이 만들어지겠습니까? (월간 키노 1997. 6 인용)

멕시코! 지금도 사파티스타 농민해방군이 무시 못 할 세력으로 존재하고 미국의 바로 아래에서 저임금으로 시달리는 상황입니다. 어찌 보면 러시아 혁명보다도 더 빠른 사회주의적 혁명이 시작 된 때는 1910년경이었습니다. 이런 역사적 상황 때문에 트로츠키가 망명지로 택했는지도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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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19ⓒhopenews
영화는 '혁명은 결코 고상할 수도 없고 본질적으로 폭력적일 수밖에 없다'(모택동)라는 화두로 시작합니다. 물론 당연하게도 우리나라 개봉 시에는 그 자막이 있을 리가 없죠. 제목 역시 원제와는 전혀 다르다는 점. 정부군의 무자비한 탄압과 압제 속에서 하층 농민들은 원초적인 반란을 일으키고 그 물결은 멕시코 전역을 강타합니다. 물론 스페인 지배 이래 귀족이라는 지배층들은 잘 먹고 잘 살고 있죠.
그 와중에 동료의 배신으로 도망 다니며 이제는 오직 부자들 돈을 털 궁리만 하는 전 IRA 폭약 전문가 존(숀) - 실상은 그게 아니지만 -, 산적 두목으로 한탕 크게 해서 한 몫 잡으려는 후안.(물론 존이 꼬드겨 이렇게 된 겁니다.)
막상 은행은 털고 보니 정치범들만 가득하고 혁명영웅으로 격상되는 후안, 이를 지켜보며 장군이라 추켜세우는 존, 이제 그들은 원래 계획한 강도짓 대신 혁명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버립니다. 서부극치고는 자주 등장하는 무장열차와 기관총, 게다가 비행기와 모터바이크도 나오는 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 하네요. 어쨌든 그들은 서로를 구해주면서 우정 비슷한 것도 생겨나고 혁명군을 이용해 은행을 털려고 하던 것이 묘한 상황 때문에 그것도 여의치 않고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점점 혁명군과 함께 하는 자신들을 보게 됩니다.
혁명은 배운 지식인들이 못 배운 자신들을 선동해 피 흘리게 하는 것이라는 후안의 말에 충격을 받아서인지 위기에 처한 혁명군을 구하려 했으나 거의 전멸 당하고 후안의 가족도 죽게 됩니다. 가족의 죽음에도 빨리 한탕하고 미국으로 나를까만 궁리하는 후안은 어이없게도 더 큰 전공을 세우게 됩니다. 포로가 된 혁명군 지도자가 고문에 못 이겨 동료들을 지목해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도 보게 됩니다. 존 역시 이런 과거가 있기에 결코 남의 일이 아닌 것이 됩니다. 이리 저리 쫓겨 다니다 다시 모인 혁명군과 맞서 마지막 전투에서 총에 맞은 존이 정부군에게 자폭으로 큰 타격을 주고 죽는 장면을 보며 점점 커지는 후안의 눈동자를 마지막으로 영화는 끝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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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19ⓒhopenews
만약 이 혁명이 성공했더라면 남미 또는 전 세계를 지배하고 있던 제국주의는 엄청난 타격을 받았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정부군은 비싼 최신 무기들들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안 그러면 자기들 입지가 흔들릴 게 뻔하니까요. 이 영화 역시 관점에 따라 그저 그런 작품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또 영화 중간 중간에 등장하는 장면들은 과연 무엇이 최선이고 차선일까 하는 고민을 던지기에 충분합니다. 68년 이후 사그라지는 변혁의 열기는 레오네 감독에게 과연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요?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제목도 몇 개나 됩니다. 원래 의도한 제목은 옛날 옛적 멕시코에서(Once Upon A Time In The Mexico)이지만 - 이 제목은 최근에 누군가가 만들었습니다. - 석양의 갱(한국), 미국에서는 A Fistful of Dynamite(한 줌의 다이너마이트) 또는 Duck, You Sucker, 프랑스나 기타 지역에서는 Once Upon A Time In The Revolution 등입니다. 참 웃기지 않습니까?

역시 오늘도 못 끝냈습니다. 미흡한 글재주이다 보니 분량도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군요. 다음에는 마지막 회심의 역작인 '미국에서'로 끝맺도록 하겠습니다.
중간 중간 인터넷과 영화 관련 서적을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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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19ⓒhopenews
2005-10-19 12:31
2005-10-19ⓒ희망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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