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Once Upon A Time...) 3부작 > 희망뉴스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희망뉴스

  1. Home >
  2. 옛집가기 >
  3. 희망뉴스

옛날 옛적(Once Upon A Time...) 3부작

페이지 정보

작성자 희망연대 댓글 0건 조회 1,331회 작성일 05-09-27 13:54

본문

옛날 옛적(Once Upon A Time...) 3부작
셀지오 레오네
서승오   
20050927154933_western.jpg
▲ 옛날 서부에서 - 음... 이렇게 한판 붙었구만
2005-09-27ⓒhopenews
혹시 70년 대 무협영화를 기억하십니까? 그것도 홍콩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닌 국내에서 만들어진 그런 종류를...
배경, 소품, 인물설정 등 모든 것이 중국식인데 대사도 우리말이고 등장 배우들까지 국내 배우로 채워진 그런 영화 말입니다. 굳이 말하자면 '김치 무협'쯤 되겠죠!
20050927154737_dollars.jpgblank00.gif
▲ 황야의 무법자
2005-09-27ⓒhopenews
외국영화에도 비슷한 경우가 있습니다. 마카로니 또는 스파게티 웨스턴 [Macaroni / Spaghetti western] 이라는 것인데 배경은 미국 개척시대의(우리가 보기에는 욕심 많은 코쟁이들이 그냥 이리저리 부대끼며 가끔 쌈박질도 하고 기본적인 생활만 해결되면 별 문제 없이 잘사는 원래 주민들 죽이고 쫓아내는 땅따먹기일 뿐이지만) 서부지역이나 멕시코 지역이지만 실제로 촬영된 곳은 이탈리아나 스페인이고 당연히 스텝들도 그 쪽 사람들이 대부분인 그런 영화입니다.
내용이나 형식도 그 전의 서부영화와는 많이 달라 아주 모범적이고 착한 사람이 주인공도 아니고, Indian이라 불리는 원주민들을 나쁜 사람들로 매도하지 않으며 백인으로 표현되는 이주민들 간의 싸움에서도 기껏 한두 명 죽는 그런 것이 아니라 대량 살상이 벌어집니다. 오히려 주인공은 현상금 사냥꾼도 나오고 악당에 가까운 성격에 심지어는 음모를 꾸미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그런 모습으로 묘사되기도 합니다.
blank00.gif20050927154818_SergioLeone.jpg
▲ Sergio Leone
2005-09-27ⓒhopenews

이런 영화들이 왜 인기를 끌었냐고 한다면 60년대 초 중반까지의 얌전한(?) 서부극으로는 한계에 이르렀다고 판단한 영화업자들이 결국은 외국의 신선한 피로 수혈했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이런 계통의 대표적 감독이자 창시자로 봐도 무방할 사람이 셀지오 레오네(Sergio Leone) 감독입니다. 막말로 '황야/석양의 무법자(A Fistful Of Dollars/ For A Few Dollars More , 1964/66)' 같은 영화를 안 본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또 그 주제곡인 영화 음악의 거장인 엔니오 모리꼬네(Ennio Morricone)의 방랑의 휘파람이라 불리는 'Titoli'를 한 번쯤 안 들어 본 사람도 드물 것입니다. 물론 요즘 아해들은 빼고 말입니다. 

80년 대 후반에 TV에서 좀 이상한 서부영화 한 편을 만나게 됩니다. 제목은 '석양의 갱들', 감독을 보니 마카로니 웨스턴의 대표 주자인 셀 머시기 감독이길래 오늘도 신나게 한 판 붙겠구나 하는 마음으로 보기 시작했는데 아 글쎄 보면 볼수록 이 놈의 영화가 심상치 않은 느낌이 들더란 말입니다.
기본적으로는 20세기 초의 멕시코를 배경으로 하는 총싸움 영화가 분명한데 무슨 전 IRA 폭발물 전문가가 나오질 않나 게다가 동반자로는 얼굴만 봐도 "나 산적이오!" 하고 딱 써 붙이고 다니는 그런 인간과 원래 계획한 은행강도는 안 하고 멕시코 농민 혁명에 말려들어 이리 치고 저리 치고 하는 내용이더란 말입니다.
20050927154705_america.jpgblank00.gif
▲ 옛날 옛적 미국에서...
2005-09-27ⓒhopenews

그때 어렴풋이 느꼈습니다. 이 셀 머시기 감독이란 사람이 그냥 단순하게 총 싸움질하는 영화만 만드는 사람이 아니란 것을 말입니다. 그리고 문득 몇 년 전에 개봉한 - 아마 85년 경- 이름도 긴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라는 작품도 이 사람의 만든 것임을 기억해 냈습니다. 게다가 '석양의 갱들' 원제가 'Once Upon A Time In The Revolution'이니 이 두 영화가 분명히 불륜 관계까지는 아니더라도 뭔가 심각한 연관성이 있을 거라는 느낌이 저의 좌뇌 신피질과 부신피질 호르몬을 자극하더니 대뇌 뉴런을 강타하면서 아킬레스근까지 짜르르 하고 흐르는 것을 느꼈습니다.
우리 서씨 가문이 배출한 명탐정인 '서 록홈즈'님과 저의 무한한 포부와, 정열과 지적욕구와 사회적 경험 및 생의 본질에 대한 예리한 성찰을 토대로 객관적인 입장에서 자기 자신을 종합 검토한 다음에야 비로소 신중한 결론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저 같이 본질을 꿰뚫어 보는 예리한 성찰력이 부족한 사람도 결국은 위와 같은 방법으로 답을 얻고야 말았습니다. 아...감격...조상님이 보우하사...
blank00.gif20050927154758_revolution.jpg
▲ 옛날 옛적 혁명은...
2005-09-27ⓒhopenews

쿠쿵..(배경 효과음), 그것은 바로 심각한 관계가 한 편 더 있다는 것입니다. 이름하여 '옛날 옛적 서부에서 (Once Upon A Time In The West)', 바로 그 불멸의 명작인 것입니다. 나만 그렇게 느낄지는 모르겠지만...

헥헥...다시 진지모드로 돌아가서... 본인이 의도하였든 아니든 20년에 걸쳐 이루어진 '옛날 옛적 3부작', 즉 옛날 옛적 서부에서(Once Upon A Time In The West 68), 옛날 옛적에 혁명은(Once Upon A Time In The Revolution 71), 옛날 옛적 미국에서(Once Upon A Time In America 84) 이 세 작품은 각기 다른 내용이지만 일관되게 세계 근대사에 대한 그의 시각을 드러낸 것입니다.
그렇게 보니 그의 옛날 작품들도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단순한 총싸움 영화는 미국에 대한 조롱과 조소로 가득까지는 아니지만 알게 모르게 내포되어 있었고 나이가 좀 더 들어 그를 표현할 때 왜 '탈 장르' 라는 수식어가 붙는지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20050927154850_western2.jpgblank00.gif
▲ 옛날 서부에서...
2005-09-27ⓒhopenews

베토벤(L. V. Beethoven)이 교향곡 9번에서 당시는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합창곡을 포진시킨 것과 같이 그가 시도한 일련의 작품은 기존의 것을 한 단계 넘어선 것이었으며 영화라는 엔터테인먼트의 변증법으로 유물사관에 주석을 달고 - 왜 이런 느낌을 가지게 되는지는 작품 훑어보기에서 알게 될 것입니다. - 제국주의에 맞선 거장이라고 그를 평가하는 것도 과장된 것은 아닐 것입니다.
이탈리아 공산당원 출신의 좌파 포스트모드니스트인 레오네는 평생에 걸쳐 근대 세계사를 다시 풀어내는 목표를 차례로 실현시켰고 이 '옛날 옛적' 3부작으로 마치 누구에게 옛 이야기를 하듯이 역사의 신념과 그 이면의 배신에 대한 것을 세상 사람들에게 환기시키고 있습니다.  (일부 인용, 월간 키노 1997. 6)
덧붙이면 그가 죽기 전까지 추진하였던 것은 4부에 해당하는 '옛날 옛적 레닌그라드에서( Once Upon A Time In Leningrad)'였다고 합니다. 만약 이 미완의 프로젝트가 실현되었다면 '서부'에서 출발하여 '혁명 속' 그리고 '미국'을 거쳐 '레닌그라드'로 이어지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아우르는 레오네 식의 온전한 세계 근대사의 완성을 보게 되었을 것입니다.

한 편으로 끝내려고 했는데 역시 안 되네요. 작품 훑어보기는 수일 내로 반드시 기필코 무슨 일이 있어도 올리도록 하겠...다고 했다가 안 되면 나만 나쁜 놈 되겠죠. 그러니 가능한 올리겠습니다. 약간의 가벼운 부분이 거슬렸다면 용서해 주시길.

2005-09-27 13:54
2005-09-27ⓒ희망연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후원계좌 :

열린사회 희망연대 / 경남은행 / 207-0065-6502-00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14길 29 기산프라자 217호
Tel:055-247-2073, Fax:055-247-5532, E-mail:186@hanmail.net
그누보드5
Copyright © 희망연대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