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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세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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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희망연대 댓글 0건 조회 1,292회 작성일 05-07-26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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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세 번째
벽은 무너졌으나...
서승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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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와 현재의 내가 만나다.
2005-07-26ⓒhopenews
Artist들은 자기의 내면과 인식 상태, 하고 싶은 말들을 그림이나 음악 또는 글을 통해 우리에게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얘기하려고 합니다. 그것이 가능하려면 기본적으로 재주와 재능, 노력과 고민이 동반되어야 하겠죠.
Pink Floyd의 리더인 로저 워터스(Roger Waters) 는 오선지에 표현된 기호로 자기 자신의 삶과 고뇌, 내면의식 깊숙이 가라앉아 있는 그 무엇을 음악의 형태로 우리에게 이것이다 하고 들이밉니다. 그 다음 Alan Parker감독은 그것을 시각적인 형태로 달리 표현해 세상에 내놓습니다. 거기에다 역시 음악을 하는 밥 겔도프(Bob Geldof)라는 사람을 연기자로 변신시켜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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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와 전쟁, 인간은 과연 무엇을 원할까?
2005-07-26ⓒhopenews
정원에 앉아있던 하얀 비둘기가 고양이의 위험으로부터 하늘을 날아오릅니다. 그 비둘기는 갑자기 Animation으로 처리되어 곧 흉측하고 거대한 독수리로 변하고 다시 그 독수리는 공포스런 비행기가 됩니다. 평화가 전쟁으로 변하는 극단적 표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때 배경음악이 'Goodbye Blue Sky'입니다.
엄청난 수의 십자가들이 전투기처럼 편대를 지어 세상을 공격하고, 갑자기 솟아오른 거대한 십자가는 피를 흘립니다. 이것은 인간의 마지막 양심의 보루인 '신앙'에서마저 소외되어 그 상징인 십자가를 부인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부 인용 (월간 스크린 1984. 8월)

이처럼 이 영화는 그 표현에 있어 온갖 은유와 상징이 동원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아무 설명도 연관관계도 없이 과거와 현재, 현재 역시 현실과 의식내면, 상상 등이 뒤죽박죽이 되어 화면 가득 펼쳐집니다.
2차대전 중 전쟁터에서 죽은 아버지, 홀로 사는 어머니, Father Complex로 물든 어린 소년...
그렇게 그는 어릴 때는 '가정'에서 소외되고 청년기는 '체제'에서 소외됩니다. Rock 가수가 되어서는 아내의 외도로 인해 '애정'에서마저 소외됩니다. 물론 첫 번째 이야기에서 '교육' 에서도 소외된 것은 이미 아실 것입니다. 그리고 분열하는 그의 정신적 자아, 그래서 그는 갑자기 제국주의적 독재자로 변합니다. 여기서 Bob Geldof 의 연기는 단연 압권입니다.
절대적 지위에 의해 모든 것이 부정되고 압제적 틀과 제국주의적 사회가치에 반하는 사람들이 절차도 없이 처단되는 장면은 'In The Fresh'라는 노래로 표현된 그의 연설과 겹쳐지며 극단을 치달아 갑니다. 망치들이 제국주의 군인으로 의인화되어 사열하는 Animation이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물론 이것은 정신병원에서 그 모든 소외에서 탈피하고자 권태 속으로 자신을 파묻은 주인공이 동경하는 환상적 인물일 뿐입니다. 그리고 그는 'Stop'이라고 외치며 절규합니다. 다시 Animation이 겹쳐지며 그 모든 악과 부정하고 없어져야 할 것들 또는 주인공 'Pink'를 재판관이 거대한 벽 속에 가두어 버립니다. 그러나 잠시 후 벽이 스스로 허물어지기 시작하고 소외된 자 즉 그의 적이던 벽이 굉음과 함께 완전히 붕괴합니다.
이제 그 자리에는 깨진 파편들만 가득하고 아이들은 장난감 차에 싣는 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아무런 설명 없이도 이것은 새로운 세계의 시작이며 도전이고 벽은 그 도전을 위한 존재 형태이며 사람이 살만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사라져야할 그 모든 것의 총합의 상징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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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 모든 것에서의 소외
2005-07-26ⓒhopenews
자꾸 'Pink Floyd'를 언급하니까 서구 대중음악에 관심 없는 분들은 뜬구름 잡는 느낌이실 텐데 알고 보면 그들의 곡 중 우리가 들었던 곡이 꽤 됩니다. 대표적인 예로 예전에 '수사반장'의 주제곡(윤영남 작곡, 류복성 연주)과 초기 도입부가 비슷한 'Time'이란 곡이 있습니다. 기억나실 런지 모르겠지만...
Pink Floyd, 그 자체라고해도 과언이 아닌 R. Waters는 서구 대중음악계에서 Beatles와 John Lennon이 차지하는 위치를 Progressive음악계에서 차지한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그들의 Album 판매량이나 차트 순위에 머문 기록들은 아마 앞으로는 깨지지 않을 것입니다. 막말로 그들의 음반 중 명반 대열에 끼지 않는 것이 초기 몇 장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으니까 말입니다.

Parker감독은 영국의 켄 로치 감독처럼 '나 좌파요'하고 이마에 써 붙이고 다니지는 않지만 그래도 세상의 어둡고 추악한 부분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하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물론 좀 아니다 싶은 작품도 몇 개 있지만 말입니다.
78년 작으로 터키의 감옥 인권문제를 다룬 'Midnight Express'가 해금되고 극장에서 보았을 때는 사람 심리가 그렇듯 보지 말라 그러면 더 보고 싶다고 드디어 말로만 듣던 작품을 보는 가벼운 흥분감도 있었지만 우리나라의 감옥이나 인권상황 역시 그 작품의 표현수위보다 더 했으면 더 했지 저 정도쯤이야 하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그의 작품 중 결국 그의 한계성을 느끼게 한 것은 2차대전 시절 미국에서 격리된 일본인 수용소를 그린 '폭풍의 나날(Come See the Paradise)'입니다.
순전히 그의 입장 그러니까 식민지배 국가출신 시각으로만 보면 전쟁과 상관없는 일본인 민간인에 대한 지나치고 부당한 미국 정부의 처사에 분노를 느끼겠지만 입장을 바꿔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닐 정도의 고통을 당한 우리의 시각으로 보면 오히려 그들은 천국 같은 수용소 생활을 했구먼 하고 냉소 지을 수도 있는 문제니까요!
호치민이 회의에서 제발 식민지 문제 좀 신경 써 달라고 촉구했지만 그 당시 이름난 혁명가 대부분이 식민지배 국가 출신들인데 그런 문제가 눈에 들어오지 않아 결국 살 길은 스스로 해결할 뿐이라는 결심을 굳히게 만든 것처럼 결국 한 다리 건너 아픔은 아무 것도 아닌 것이죠.
여담이지만 일본 감독 중에도 반전과 평화를 외치는 감독은 많았지만 그것은 결국 전범국가로서, 아시아 식민지배에 대한 반성이 아닌 패전 피해국으로서 사람 많이 죽고 황폐화 시키는 전쟁을 하지 말자는 그런 한계인 것이죠. 왜냐하면 지배국이었으니까 그들의 마음 한 구석에는 은연중 다른 아시아 국가들을 무시하고 지배국민으로서의 프라이드가 깊이 숨겨져 있으니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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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과 권력, 핑크가 이룩한 제국주의의 상징
2005-07-26ⓒhopenews
Bob Geldof하면 잘 모르겠지만 84년 Africa 난민 돕기 자선 음반과 공연 'Live Aid'는 들은 바 있을 것입니다.
그 자신이 아일랜드 밴드 'Boom town rats'의 리더로서 그 정도 대규모 행사를 주관하고 일회성에 그친 것이 아니라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여러 가지 행사와 의미 있는 움직임으로 대중 음악가가 자신이 가진 영향력과 가치관을 어떻게 세상에 펼치고 이바지해야 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준 사람입니다.
물론 이 영화에서 그가 보여준 연기 역시 나무랄 데 없이 훌륭했습니다. 전 처음에 둘이 같은 사람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가 없을 정도였으니까요. 그 동안의 공로를 인정받아 'U2'의 'Bono'와 더불어 요 근래 매년 노벨 평화상 후보 추천 대상에 계속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것으로 The Wall 편은 마치겠습니다. 다음 편은 Taxi Driver 입니다. 

2005-07-26 16:19
2005-07-26ⓒ희망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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