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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만의 인혁당 무죄선고와 전두환공원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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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희망연대 댓글 0건 조회 1,325회 작성일 07-01-2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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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만의 인혁당 무죄선고와 전두환공원 사태
인혁당 사건 무죄선고에 대한 감격은 그 뒤에 하자.
박정기   
명백한 사법살인이었던 인혁당 사건이 32년만에 무죄 선고를 받았다.
한 시대의 사람들이 만든 삶의 모습을 후세의 사람들이 나름대로 기록하고, 더 후세의 사람들이 나름대로 그 기록을 선택해 역사라 하고, 더 후세의 사람들이 자신들이 세운 기준으로 그것을 평가하고 더 후세의 사람들이 그 평가를 뒤집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세상의 모든 '역사'는 무섭기도 하고, 허망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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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24ⓒhopenews



그렇다. 어떤 이는 역사의 심판을 이야기하고, 어떤 이는 역사에 대한 허무를 이야기하기도 한다.
해방 이후 친일파 자식들은 떵떵거리며 잘 살고, 독립 투사들의 자식은 빈곤에 허덕이는 현실을 보면 역사의 심판이라는 것은 사람들이 만들어낸 허깨비 같은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영영 불가능할 것 같았던 인혁당 재심과 무죄 선고를 보면, 2000여년 전 한무제에게 사형보다 더 치욕적이었던 궁형(남성의 불알을 까버리는 잔인한 형벌)을 당하면서도, 죽음으로 필부의 명예를 지키기보다 살아남아 ‘사기’를 남긴 사마천이 새삼 위대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법살인으로 남편을 잃고서도 살아남아 그 길고 긴 피눈물의 세월을 견뎌가며 끝끝내 무죄 판결을 얻어내고 고인의 명예를 회복한 유족들과 그들을 도와 함께 싸웠던 종교인들 변호사들 사회단체 인사들에게 이 땅의 산과 들에 피어있는 야생화를 묶어 만든 꽃다발을 바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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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24ⓒhopenews



인혁당 재건위 재심사건의 무죄선고가 내려진 날에도, 합천에서는 역사에 대한 최소한의 두려움도 없는 합천군수와 새마을 지도자들이, ‘왜 합천사람들이 하려는 일을 다른 지역 사람들이 떠드냐?’ 며 전두환을 기리는 일해공원을 조성하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고, 새천년 생명의 숲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지키려는 합천사람들이 이를 반대하며, 이 한겨울에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돌이켜 보면 이땅에는 정의와 상식이 통하지 않는 세월이 너무 오래 계속되었다.친일파 청산문제도 그렇고 이승만 정권이래의 민간인 학살문제도 그렇다.
그래서 역사의 단죄를 이야기하고, 정의를 이야기했지만 그것은 현실이 아니라 추상의 색깔을 띨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전두환 공원 사태는 추상일 수 없다. 단죄의 대상자들이 죽어버렸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살아남은 자의 양심으로 역사적 단죄라도 해야겠다는 친일 청산문제처럼 역사투쟁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전재산 29만원 극빈자 전두환은 전직대통령 예우를 받으며 잘 살고 있고, 전두환의 총칼에 죽어간 수백명의 광주 사람들과 청년,학생들과 삼청교육대에 끌려가 죽고, 다친 수많은 사람들의 유족과 당사자들은 한을 품은 채 죽음 같은 삶을 견디고 있는데, 어찌 추상일 수 있는가? 시퍼렇게 살아 있는 지금 현재 문제가 아닌가.

전두환 폭압 정권과 싸웠던 사람들에게 던지는 뼈아픈 질문 하나.
‘1980년 광주학살 이후 6월민주항쟁까지 당신이 싸워 얻으려 했던 그 가치가 지금 실현 되었는가? 그래서 지금 마음 편하게 그 가치를 기념을 할 정도가 되었는가? ’ 만일 이 질문에 대해 그렇다고 말할 수 없다면, 인혁당 사건 무죄선고를 보면서 역사의 심판에 감격하기 전에,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해 공원을 막는 일에 무조건 동참해야 한다. 인혁당 사건 무죄 선고에 대한 감격은 그 뒤에 하자.
2007-01-24 10:57
2007-01-24ⓒ희망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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