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평양... 그리고 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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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희망연대 댓글 0건 조회 1,317회 작성일 05-10-21 15:12본문
'2005 평양... 그리고 웰빙 | ||||||||||||||||||||||||||||||||||||
문명이 아닌 문화의 세상에 살고 싶다. | ||||||||||||||||||||||||||||||||||||
이동근 | ||||||||||||||||||||||||||||||||||||
희망연대 회원들과 함께한 아리랑축전 관람과 평양, 묘향산방문이었다. 북은 참 가난했다. 특히 전기로 표현되는 에너지 부족은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런데 사람들은 맑고, 순수하고, 구김 없이 당당하였다. 행복해보였다. 나는 풍요롭다. 그런데 왜 이렇게 버거운가, 불안하고 예민하고 점점 무식하고 뿌예지는가? 나는 행복한가? 누가 더 잘 살고 있는가? 가난하면 못사는 것이고, 부유하면 잘사는 것인가? 과연 그런가?
“잘살아보세”라는 이야기고, 사람답게 살아보자는 이야기인데, 결국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고민이니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소박한 밥상을 차리는 사람들도 있고, 자연 속에서 노동하면서 조금 부족하더라도 풍요로운 영혼을 얻으려는 사람들도 있다. 또 자연이 병들면 나도 아프고 이웃이 굶으면 내 몸도 여위는 삶을 사는 사람들도 있다. 이 모든 것이 합친 게 웰빙일 것이다. “영육이 건강한, 더불어 나누는 삶” 참된 웰빙은 조금 가난하고 불편해야 가능할 것이다.
5.1경기장에 들어찬 수많은 형제들. 손을 붙들며 다시 오라고 반겨주시던 평양시민들. 참관지 마다에서 해설을 맡아주신 선생님들. 이틀 동안 우리와 함께해주신 안내 선생님들. 호텔과 식당의 접대원동무들. 열이면 다섯 우리 차에 손 흔들어 반겨주던 차창 밖의 참 맑은 사람들! 나보다 이틀 앞서 다녀오셨던 어떤 분이 “우리 방문단을 포함한 남한사람들이 얼마나 탁한 기운에 사로잡혀 있는가를 뼈저리게 느꼈다”고 하셨다. 북측의 사람들은 문화수준이 매우 높다. 매우!!! 학생소년궁전의 12살 옥심이부터 “원유가 안 나는 것은 기정사실이고 핵에너지는 환경을 해치므로 쓸 이유가 없으니 태양열과 풍력발전을 연구하고 있다”고 주체적이고 지속가능한 에너지관을 얘기하시던 안내 선생만이 아니라 아리랑축전을 펼친 10만 대군중의 문화수준은 오만하고 무책임하며 비아냥거림이 멋인 줄 아는 우리보다 몇 배 위였다. 토지의 작가 박경리 선생의 “문명이 아닌 문화의 세상에 살고 싶다.”는 말이 이해되었다.
양각도국제호텔 2식, 민족식당, 묘향산 향산호텔에서 밥을 먹었는데, 속이 참 편했다. 호텔의 밥상이 참으로 소박하다. 당근무침, 호박나물, 생양파 생오이와 된장, 축축한 생선튀김, 고기한가지, 토마토와 수박 한 쪽, 꽈배기 한 개, 보리밥과 나물국, 참 맛있는 물김치... 이게 호텔 부페의 상차림이었다. 인민의 밥상과 큰 차이가 없는 듯해서 안도감이 들었지만 맛있었다. 정말 맛있었다. 담백하다. 심심할 정도로 담백한데 맛이 있다니... 속이 정말 편안했고 충만했다. 식탐이 있는 나인데도 더 먹지 않아도 행복했다. 돌아와 아내에게 이 신기한 경험을 얘기하니 내가 남쪽에서 탐식, 과식을 하는 건 만족하지 않아서란다. 자극적이어서 자주 먹으나 채워지지 않는 어떤 부족함 때문이란다. 그래선지 북에서는 뚱뚱한 사람들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특히 꽈배기와 크림빵 맛은 참 독특했다. 우리밀빵을 만드는 내가 배워야 할 우리맛이었다. 참 행복한 밥상경험이었다. 이런 것이 “웰빙”이다. 가난할지언정 자주적이고 당당한 삶. 단순하고 소박한 삶. 주체적인 맛, 주체적인 옷(북의 조선옷은 정말 아름답다), 양방과 한방, 그리고 민간요법을 결합시켜 완성한 주체적 의약.
나의 친북 우상화된 의식이 준 환각이었을까? “웰컴 투 동막골”이란 영화가 있다. 남 북 군대와 양심적 미군이 연대하여 아름다운 땅, 순수한 동막골을 지키려고 마을을 위협하는 멧돼지를 때려잡고, 좀 더 무섭고 큰 멧돼지들과 싸우다 마을을 지키고 숨져가는 영화. 이게 “Well Dyeing"이다. ”웰빙“은 ”웰다잉“할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나도 웰다잉하긴 싫다. 정말 이럴 일이 없으면 좋겠다. 나도 늙었다. 그래서 우리 자주 다니자. 우리가 평양으로 가는 걸음만큼 이 땅에 평화가 찾아오리라. 나는 부모님, 아내, 아이들 손을 잡고 꼭 다시 갈 것이다. 묘향산에서 나의 또 다른 조국 북녘 땅에 무릎 꿇고 입을 맞추면서 한 나의 약속이다. 이것이 나의 “웰빙”이다!!! “평화”와 “통일”을 위한 나의 최소한의 기여이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북 10년만의 풍작, 최소식량 확보”라는 기사를 보았다. 평화로운 한반도. 자주국방, 에너지자립과 식량주권의 바탕위에 하나 된 조국을 꿈꾼다. 삼천리 이 강산에 봄은 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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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21 15:12 | ||||||||||||||||||||||||||||||||||||
2005-10-21ⓒ희망연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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