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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찬주 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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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희망연대 댓글 0건 조회 467회 작성일 20-04-24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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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찬주 여사는 1960년 마산 3·15 의거에서 실종됐던 김주열의 어머니다.

여사는 1920년 경남 함양군 지곡면 개평리에서 태어났다. 일제 때 함양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어머니를 따라 지만(남원 금지면 상귀리: 섬진강 근방)에서 살고 있었다. 이웃 마을 옹정리 주열 아버지(김재계)는 미모가 있고 똑똑하기도 하며, 배움이 있는 처녀 권찬주에게 마음이 끌려 결혼했다.

여사의 남편 김재계는 보통학교를 나와 면서기로 일했고, 인자한 성품과 지적인 풍모가 돋보였으며, 상머슴 둘을 두어 농사짓는 대농의 부잣집이었다. 다만 주열이 죽기 전, 천식으로 고생해 병을 고치려고 많은 재산을 날려 가세가 기울기 시작했다. 여사는 경상도 억양으로 동네 사람들을 이끄는 카리스마가 있었으며, 성질이 급한 편이었지만 일처리는 야무졌다. 남편과의 사이에 아들 다섯을 얻었다. 그 중 둘째가 주열이다.

주열은 은행에 취직, 돈을 벌어 집안을 일으키고 싶었다. 그래서 마산상고(현 용마고) 입학시험을 위해 1960년 3월 10일 마산에 도착, 먼저와 있던 형을 만나 장군동 이모할머니 댁에 갔다. 11일 입학시험을 치르고 14일 합격자 발표를 기다렸다. 운명인지 3·15 정·부통령선거로 인해 합격자 발표는 16일로 연기됐다. 3월 15일 저녁, 이모할머니 집에서 250여 미터의 거리에서 시위군중과 경찰은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벌이고 있었다. 이 현장에서 주열은 사라졌다.

실종소식을 듣고 권 여사는 남원을 출발하여 18일 마산에 도착했다. 이후 4월 11일 위독한 남편을 위해 남원으로 떠나기 전 거의 한 달을 미친 듯이 아들을 찾으려 다녔다. 시내 관공서와 언론사, 도립병원 등 구석구석을 헤매고 다녔다. 자유당 정권은 마산사태를 공산분자의 책동으로 몰았다. 부정선거에 항의한 마산시민이 공산오열로 몰릴 판이니 권 여사 역시 ‘빨갱이’로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시청 뒤 연못에 아들이 수장됐다는 풍설에 연못물을 퍼 달라고 애원하기도 했다. 여사의 모성애가 마산시민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켜 주열의 실종이 마산시민의 일이 됐다. 남원으로 돌아가기 전 꿈에 아들이 나타났다. “엄마, 눈이 아파서 눈을 못 뜨겠어요. 내 눈 좀 뜨게 해 주세요.”

4월 11일 낮 여사가 남원을 향해 진동고개를 넘어가는 즈음 아들 주열은 참혹한 모습의 주검으로 나타났다. 이후 이 날을 계기로 3일간의 2차 마산민중항쟁이 일어났으며 4·19혁명으로 이어졌다. 4월 26일에 이르러 자유당 독재정권이 막을 내렸다.

여사는 1960년 5월 8일 마산시민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냈다. “자식하나 바쳐서 민주주의를 찾는데 조그만 도움이라도 되었다면, 남은 3형제 다 바친들 아까울 것이 있겠습니까?… 마산 시민 여러분이 보여주신 그 거룩한 뜻을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이후 여사는 1967년 남원의 전답과 가옥 등 가산을 정리하고 서울 서대문구 아현동 산동네로 이사해 하숙을 치기도 했고, 독립문 근방 시장통에서 국밥집을 하였다. 고달픈 삶이었다.

이후 중풍으로 고생하다가 1989년 6월 3일 69세의 한 많은 일생을 마감하고 29년 전 가슴에 묻었던 아들 곁으로 갔다. 묘지는 남원 금지면 옹정리 우비산 자락 김주열 열사 추모공원내 아들의 묘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있다. 사후 권 여사는 1990년 범4·19혁명 기념사업회로부터 ‘4월 혁명상’을 수상했다.

올해는 3·15의거 60주년이다. 국가보훈처는 오동동 문화광장에서 3·15의거 재현 행사를 준비했으나 ‘코로나 19’로 취소됐다. 창원시는 남원시와 올해 4월 11일 마산 앞바다 김주열 시신인양지에서 추모제와 함께 자매결연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 행사 역시 장담할 수 없다.

그나마 오동동 구 민주당사를 매입해 60년 전 3·15를 기리는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하니 다행이다.

정기식(창원시정연구원 경영지원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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